한보철강,전직원에 상여금 지급중단 동의서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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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보철강이 지난 28일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상여금 지급중단 동의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한보철강 관계자에 따르면 법정관리인단은 28일부터 사업본부별로 자금사정이 호전될때까지 상여금을 받지않겠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소속직원들의 서명을 받아 제출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직원들은 한보철강의 처리가 자산매각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퇴직금과 관련된 채권단의 잇속 챙기기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같은 회사측의 동의서 요구는 손근석 (孫根錫) 법정관리인이 지난 27일 '상여금 미지급시 퇴직금 산정액의 감소여부' 에 대한 기조실의 보고서를 받은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조실은 "판례에 비추어 볼때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퇴직금 산정시 그 금액이 줄어들지 않는다" 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보철강 직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여금 지급을 유보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히 포기할 수도 있지만 직원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동의서를 요구하는 것은 감원에 대한 불안감을 미끼로 법에 보장된 최소한의 권리도 포기하라는 협박" 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한보철강 법정관리인단은 이번 사태에 대해 "회사가 어려운 만큼 경영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이 솔선해 상여금을 받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이외에는 다른 의도가 없다" 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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