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이인제 지사 출마고집땐 약점파일 공개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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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권이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의 대선출마를 막기 위해 '백약 (百藥)' 을 다 쓰고 있다.

지지율 하락으로 흔들리는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 대표를 조직정비와 당내 결속작업으로 받쳐주는 한편 李지사에 대해서는 당근 아닌 채찍을 휘두를 채비도 갖추기 시작했다.

당총재인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도 계속 처방전을 내리고 있다.

金대통령은 28일 李대표와의 주례회동에서 "경선후보로서 결과승복을 약속한 이상 선출된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합해야 한다.

이에 대해 어떤 이론 (異論) 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생각"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런 뜻을 李지사에게도 전했다" 고 밝혔다.

李지사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얘기였다.

金대통령은 27일 李지사와 만났을 때 "말을 듣지 않으면 곤경에 빠질 것" 이라는 투의 말까지 했다고 한다.

실제로 李지사는 金대통령과 만난 뒤 "내가 무슨 큰 약점이 있다고…" 라고 독백하면서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고 몇몇 측근들은 전했다.

이와 때맞춰 李대표측에서도 "李지사가 독자출마할 경우 그의 약점을 모아둔 '이인제 파일' 이 공개될 수도 있다.

우리에게도 뭔가 있지만 청와대 민정비서실에도 그런 자료가 있다고 한다" 고 밝혔다.

李지사가 주저앉지 않으면 사정없이 공격하겠다는 신호였다.

李대표는 내부단속도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28일 시.도지부장 인사를 통해 반대파를 제거하고 친위대를 대거 기용했다.

李지사측의 김운환 (金운桓.부산) 의원과 송천영 (宋千永.대전) 위원장, 이수성 (李壽成) 고문측의 서청원 (徐淸源.서울) 의원등 경선때 李대표에게 강력 반기를 든 인물들은 모두 축출됐다.

李대표는 이번주중으로 당무위원도 상당수 갈아치울 방침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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