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파이어리츠전 투구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1회말 2사후부터 6회말까지 16타자를 내리 잡아낸 박찬호의 페이스는 절정이었다.

16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볼넷은 물론 잘 맞은 타구조차 찾기 힘들었다.

박은 초반부터 빠른 공 위주로 자신있게 던졌다.

1회초 타선에서 얻어준 4점의 리드가 자신감을 가져다 준 것이다.

1회말 앨 마틴에게 맞은 홈런은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밋밋하게 흘러가는 바람에 허용했다.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 6회까지 완벽하게 던진 박은 2번 저메인 앨런스워스부터 시작하는 7회만 넘기면 8, 9회는 하위타선을 상대하게 돼 완투까지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부담은 곧 7회의 위기로 이어졌다.

앨런스워스는 4월6일 박의 첫 선발때 박에게 시즌 1호 피홈런을 안겨준 주인공이다.

박의 빠른 공엔 강점이 있는 타자다.

앨런스워스가 빠른 공을 중전안타로 만들어낸 뒤 박은 1회말 홈런을 맞았던 앨 마틴을 볼넷으로 걸렀다.

이게 첫 고비였다.

박은 4번 데일 스웨임에게 몸쪽 직구를 던지다 홈런성 파울을 허용했다.

동점의 위기였다.

박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낙차 큰 커브로 삼진을 잡았다.

2사후 조 랜다에게 맞은 2루쪽 내야안타는 에릭 영의 호수비. 실점의 위기였다.

제이슨 켄들의 타석에서 볼 카운트가 1 - 3으로 불리해져 야수들이 위축됐다.

두번째 고비. 그리고 타구는 결국 실책으로 이어졌다.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제5의 내야수' 라는 것을 명심하고 적극적인 콜을 했어야 했다.

세번째 고비였다.

박은 7회 한번 찾아온 위기에서 세번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아쉽게 승리를 놓쳐야 했다.

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