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 대통령후보 단일화 협상 잠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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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대통령후보 단일화 협상이 돌연 물밑으로 잠수했다.

국민회의 협상대표단장인 한광옥 (韓光玉) 부총재는 27일 "앞으로의 협상 내용은 일체 비공개로 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韓부총재는 26일 협상상대역인 자민련 김용환 (金龍煥) 부총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 (최종 합의까지는) 어차피 발표안할 일이니 진행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워질 것같다" 며 "회동일정도 보안을 유지해야겠다" 고 말했다.

9월말의 협상시한까지 비공개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여하간에 중대 기로를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자민련은 "대선 전날까지만 하면 된다" 고 짐짓 여유를 보였으나 이제 그런 흐름의 제스처마저 극도로 생략되는 느낌이다.

비공개 협상 전환은 1차로 자민련의 현실적 필요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종필 (金鍾泌) 후보는 27일밤 TV토론을 비롯해 여러 자리에서 독자출마 의지를 밝히면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는 꼭 필요하다' 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이로 인한 당내 반발이 만만찮았다.

아무리 '단일화 = 김대중지지' 의 등식을 부정해도 '단일화 얘기가 나올수록 JP 지지율만 떨어진다' 는 것이다.

어쨌거나 양당의 비공식 협상착수는 공동정권 수립의 구체적 내용, 양당간 권력지분 협상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내각제 개헌시기는 15대 국회 임기중으로 이미 타결이 난 상태기 때문이다.

양당 내부에서 들려오는 최근의 권력분점안은 '집권시 국민회의와 자민련, 제3세력의 지분을 각각 4대4대2로 한다' 는 것이다.

이 안 (案) 은 여러 비공식 석상에서 잠정 합의된 사항이나 최근엔 국민회의의 '무욕 (無慾)' 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고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자민련과 동등하게 갖되 전체의 절반 이하를 갖는다' 는 것이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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