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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산업 위기 … 해법은 글로벌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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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충무로 투자의 위축, 영화 부가판권시장 붕괴, 극장 관객 수 감소 등으로 한국영화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시장이 한계상황에 다다른 지금, 해법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길밖에 없습니다. 올해를 CJ 엔터테인먼트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지난달 국내 대표적인 영화투자·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의 최고경영자가 된 김정아(47·사진) 대표이사는 24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5년 안에 CJ 엔터테인먼트 수익의 50%를 해외시장에서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CJ 엔터테인먼트는 2005년부터 3년 연속 700억원 가까운 손실을 입은 뒤 지난해 겨우 흑자로 돌아섰다.

김 대표는 이날 “14년 가까이 축적한 CJ의 한국영화 콘텐트를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 시장은 물론 중남미·중동·인도 시장을 개척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일본과 영화 3편을 공동제작하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개봉을 시작으로 일본에 직배 시스템도 구축한다. 투자유치와 합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의 우수한 감독과 배우를 세계에 세일즈하는 데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4월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투자를 끌어왔던 것처럼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투자 유치에 주력하겠습니다. 현재 할리우드와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이재한 감독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의 합작 리메이크를 추진 중입니다. 8월 중국에서 개봉할 한·중합작 ‘소피의 복수’에 장쯔이의 상대역으로 소지섭을 출연시킨 것도 우리 배우를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에 알려나가겠다는 의지의 하나입니다.”

김 대표는 국내 30대 그룹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최고경영자(CEO)이다. 미국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한국콜럼비아트라이스타필름(현 소니픽쳐스) 상무, 아트서비스 대표 등을 지낸 영화계의 대표적인 여성경영인이다.

그는 “대표이사 발령 소식을 해외출장 중에 듣게 돼 무척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30대 그룹 첫 여성 CEO라는 사실도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 ‘여성 CEO’란 말보다 ‘문화 콘텐트를 사랑하는 글로벌 엔터테이너’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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