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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소비심리 전망 '동상이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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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하반기 장세의 중심 재료인 민간 소비의 회복 여부를 놓고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향후 소비 회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백화점.할인점 매출 집계가 부진하게 나타나는 등 각종 소비 관련 경기지표가 좋아질 조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16일 유통업종 전망에서 "5월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 감소한 것은 내수 부진의 전형적 현상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대형 음식점들의 매출이 부진하게 나타나는 등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돼 6~7월의 매출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40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가 줄지 않고,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 압력이 커진 데다, 부동산 가격마저 하락세로 돌아서 민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유통업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대한투자증권도 "올해 하반기에도 내수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며 "세금 감면과 추경예산 확대 등 강도높은 재정정책이 펼쳐지지 않으면 내수 회복 시점은 더욱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민간 소비 증가율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7.7%에 이를 것이라며 LG홈쇼핑과 태평양 등 소비 관련주를 모델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했다. 모건스탠리 박천웅 상무는 "최근의 경제 위기는 내수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그리고 이에 대한 경제 참여자들의 민감한 반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며 "내수 회복이 더 미뤄진다면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한꺼번에 터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릴린치도 "최근 내수 부진은 가계 부채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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