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꿈' 실현 시벨시스템社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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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회사설립 4년만에 자신은 물론 직원들을 백만장자로 만든 한 벤처기업가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화제의 인물은 시벨시스템의 토머스 시벨 사장 (44) .93년 인터넷상의 정보소프트 판매회사를 차린 시벨은 이제 회사를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키워놓은데다 대다수 직원을 백만장자의 대열로 올려놔 '실리콘밸리의 꿈' 을 현실로 입증했다.

이처럼 시벨시스템사가 종업원들로부터 각광을 받게 된 배경에는 시벨사장의 독특한 경영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회사설립 당시부터 단기실적에 관심이 많은 외부투자자보다는 주변의 친지와 종업원들로부터 자본을 모았다.

또 신입사원들에 대해서도 월급을 현금과 주식옵션, 또는 이 두가지를 결합한 형태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지급했는데 대부분의 직원이 주식을 원했다.

종업원지주제와 스톡옵션제도를 연결해 회사의 현금지출을 줄이면서 직원들의 애사심을 동시에 끌어낸 것이다.

지난해 중순 주당 17달러에 공개한 시벨사의 주식은 회사의 매출신장에 힘입어 몇시간만에 30달러까지 치솟았다.

최대주주인 시벨사장 본인은 물론 급여를 회사주식으로 받았던 직원들은 기업공개와 함께 순식간에 벼락부자가 됐다.

현재의 회사가치는 시가로 쳐서 13억달러 정도. 이가운데 3백여명 종업원 몫이 50%를 차지하고 있어 1인당 평균재산이 2백만달러를 넘는다.

지금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백만장자이고 주식을 적게 받은 사람들도 수십만달러씩은 갖고 있다.

그러나 백만장자 직원들은 누구도 회사를 옮기겠다거나 그만두겠다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한 프로그래머의 대답이 시벨사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준다.

"왜 그만둡니까. 이제 막 시작했는데."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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