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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펜티엄PC 출현 2년 넘었는데 후속기종 안나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6개월이 멀다하고 새 기종이 등장하면서 활력 넘치던 개인용 컴퓨터 (PC) 시장에 지난 95년 펜티엄PC 출현 이후 2년이 넘도록 '후속 주자 (走者)' 가 끊어져 PC의 고속성장 신화 (神話)가 막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국내 PC업체들은 최근 올 2분기 (4~6월) 결산을 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지난 85년 이래 처음으로 전년동기비 판매신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분기 판매대수는 총 48만대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만대나 덜 팔렸다.

매년 10~20%씩의 '성장 불패 (不敗)' 기록이 깨진 것이다. 업계는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같은 부진 원인이 펜티엄에 이은 신기종 부재에 있었다고 보고 있다.

PC는 중앙처리장치 (CPU) 를 어떤 것을 달았느냐에 따라 486.586 (펜티엄) 등으로 불린다.

지난 94년초 잠깐 주력기종으로 부상했던 386PC는 6개월을 채 못버티고 486으로 대체됐고, 486도 1년이 안돼 95년 중반부터는 펜티엄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이같은 고속 물갈이에 제동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펜티엄칩을 최대한 우려먹고, 다음 주자로 넘어가자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생산업체 미 인텔사의 전략이 '주범 (主犯)' 으로 꼽힌다.

펜티엄이 나왔을 때 이용자들은 그 성능에 열광했고 PC메이커들도 앞다퉈 펜티엄 신제품을 내놨다.

세계 마이크로 프로세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처럼 소프트웨어 시장의 맹주 미 마이크로소프트사도 펜티엄 '장기집권' 에 한몫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펜티엄PC에서 잘 돌아가는 운영체제 '윈도95' 를 출시, 단단히 재미를 봤다.

세계 컴퓨터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윈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인텔)' 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최근들어 AMD.사이릭스등 CPU생산업체들이 추격전을 맹렬히 벌이는데다 국내에서 성장세가 꺾이면서 인텔은 지난해 말부터 세대교체를 꾀하기 시작했다.

차기주자로 첫 모습을 드러낸 것은 펜티엄프로. 586급인 펜티엄보다 한단계 높은 686급의 칩으로 PC발전단계상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가격문제가 걸림돌로 등장했다.

펜티엄프로를 장착한 PC의 가격은 5백만~7백만원대. 이 모델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자 다음으로 나온 것이 멀티미디어 처리기능이 강화된 펜티엄MMX칩이다.

올해 초 발표된 이 CPU의 개당 가격은 2백80~3백달러대. 펜티엄칩보다 25~50% 이상 비싸 이를 채택한 PC역시 3백만원대가 넘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인텔은 이어 지난 5월에했다.

펜티엄프로를 장착한 PC의 가격은 5백만~7백만원대. 이 모델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자 다음으로 나온 것이 멀티미디어 처리기능이 강화된 펜티엄MMX칩이다.

올해 초 발표된 이 CPU의 개당 가격은 2백80~3백달러대. 펜티엄칩보다 25~50% 이상 비싸 이를 채택한 PC역시 3백만원대가 넘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인텔은 이어 지난 5월에 MMX기능을 갖춘 펜티엄프로칩 펜티엄Ⅱ를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펜티엄 시대를 마감하는 장애물로 지적되는 또 한가지 요인은 소프트웨어다.

현재 일반인들이 쓰는 게임.패키지등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펜티엄급에 맞춰 개발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 박준모 (朴俊模) 이사는 "시중에 펜티엄Ⅱ나 MMX기종에서만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는 거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펜티엄만으로도 불편함 없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당연히 상위기종이 팔리지 않을 수밖에. 때문에 인텔은 최근 MMX와 펜티엄Ⅱ 칩의 가격을 29~57%까지 떨어뜨렸다.

국내 PC메이커들은 이달부터 MMX칩을 개당 1백50달러 수준에 공급받아 이를 장착한 1백만~2백만원대의 PC를 하반기에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 주력기종은 펜티엄MMX가 될 가능성이 크다.

펜티엄Ⅱ는 올해보다 내년을 기약할 듯. 하지만 업계는 MMX도 역시 펜티엄급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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