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회창] 여당의원 어떻게 지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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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선전망을 둘러싸고 뒤숭숭한 신한국당내에서 의원들의 지역별 모임이 잇따르고 있다.

경선후유증을 씻고 정권재창출을 위해 힘을 합치자는 취지다.

의원들은 요즘 이회창대표 지지율의 침체로 찌푸린 대선기상도를 걱정한다.

비주류 경선후보들을 비롯해 상당수 의원들이 뒷짐지고 있기다.

당의 구심력이 약한데다 경선의 앙금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이런 모임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 궁금하다.

지역별로는 4자대결구도에서 또다시 강력한 존재로 떠오른 영남권 모임이 대부분이어서 눈길을 끈다.

20일 저녁엔 부산모임이 있었고 22일엔 대구.경북과 경남모임이 열릴 예정이다.

부산에서 열린 모임에는 의원 21명중 구속중이거나 외국에 나가있는 의원등을 제외한 12명이 참석했다.

이인제경기지사를 지원한 김운환 (金운桓) 부산시지부장은 "선약이 있다" 며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경선때는 갈라졌지만 이제는 부산시민에게 우리가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는데 뜻을 같이 했다.

李대표에 대한 지지를 아직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서석재 (徐錫宰) 의원은 "정권재창출을 하자는데 이의가 있을 수 있느냐. 다같이 한마음" 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때 이수성 (李壽成) 고문측에 섰던 정의화 (鄭義和) 의원은 "자유경선으로 李대표를 후보로 뽑았으니 그를 중심으로 정권재창출에 노력하는 것이 상식 아니냐" 고 말했다.

경선때 李대표를 지지했던 대부분의 경남의원들은 원래 "이수성고문쪽에 섰던 의원 4명과 함께 골프를 치자" 고 했는데 을지훈련기간이라 저녁모임으로 바꾸었다.

노기태 (盧基太) 의원은 "부산모임과 비슷한 취지가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안상수 (安商守) 의원을 비롯한 일부 초선의원들은 금명간 초선의원모임을 갖고 경선탈락자의 이탈을 막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회창 반대진영의 다수 의원은 물론이고 이회창후보 만들기에 앞장섰던 일부 의원들 조차 여전히 차가운 반응을 보이거나 관망 쪽으로 돌아서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특히 조순 (趙淳) 서울시장의 연고지인 강원도 선거구의 일부 의원들은 "지역정서도 고려해야 한다" 며 한발 물러서는 움직임도 보여 李대표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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