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盧兵' 전면 나서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열린우리당 친노(親盧)그룹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최근 일부 소장파 의원의 튀는 발언을 겨냥,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독자적인 모임을 만들어 청와대와 정부의 정책을 엄호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친노그룹의 행보에는 일부 의원의 반발로 '김혁규 총리 카드'가 물건너 가는가 하면 이라크 파병 문제까지 혼선을 빚는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광재.서갑원.백원우 의원 등 청와대 출신 소장파 의원들은 당내에 '의정활동 연구센터'를 만들어 독자적인 목소리 내기에 나선다.

이 모임이 구상하는 주요 역할은 당.청 간 갈등 해소를 위해 청와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을 당내에 이해시키도록 하겠다는 것.

10명 내외로 구성될 이 모임엔 이화영.조정식 의원 등 보좌관 출신 의원들도 가세한다.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 의원은 15일 "청와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이나 방침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당 내에서 당.청 관계에 불협화음을 내는 발언들을 보면 전체적인 틀에서 생각하기보다 개인을 앞세우는 포퓰리즘적인 인상이 짙다"며 "여당 의원이라면 적어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당내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이어 "우리 모임은 이른바 '여당 의원 제대로 하기' 학습 모임이 될 것"이라며 "물론 비판 기능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주 초 발족 예정인 이 모임은 국가 전략 어젠다 이해를 위한 주요 정책 평가 토론회와 워크숍 개최 등의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또 이 모임은 한명숙(상임중앙위원).문희상(전 대통령 정치특보) 의원 등 청와대나 각료 경험이 있는 중진급 의원들도 영입할 계획이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염동연 의원은 당내 분란을 일으킨 일부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며 청와대를 감싸고 나섰다.

그는 최근 당내 분란과 관련, "대통령 덕에 당선된 사람들이 대통령을 뒷받침해서 국정안정을 이끌어 가라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제 와서 저 잘난 척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왜곡시키는 것은 잘못"이라며 "우리당은 마치 백가쟁명(百家爭鳴)당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김근태 의원의 '계급장'발언을 염두에 둔 듯 "대통령의 생각은 과거 제왕적 대통령의 틀을 깨자는 것이고, 당과의 관계도 그런 차원에서 이끌어 가자는 것인데 벌써부터 차기 대권 주자들이 나서서 경쟁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희상 의원의 연이은 대통령 옹호 발언에 대해 "나라도 그렇게 하고 싶다"며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