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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터키,중앙아시아 5개국에 영향력 확대 각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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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옛 소련이 멸망하면서 새롭게 독립국가가 된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등 5개국을 상대로 중국.터키.이란등과 러시아 사이의 영향력 확대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옛 소련권에 속해 러시아의 전통적 텃밭인 이들 국가에 중국.터키.이란등 주변국들이 적극적인 관계개선 공세를 펴는 가운데 중앙아 5개국 역시 러시아의 영향력 견제를 위해 새로운 동맹국을 물색하는 움직임이어서 이 지역 정세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들 5개국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국가는 신장 (新疆) 위구르 자치공화국을 앞세운 중국. 중국은 이들 중앙아시아 5개국이 잠재적 에너지 대국인데다 신장 위구르인과는 인종.종교적으로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위해 신장의 카슈가르와 키르기스스탄의 오쉬를 철도와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는 '신 실크로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카자흐스탄과는 활발한 합작사업을 벌여 이미 신장 위구르 기업들과 카자흐스탄 기업들이 공동투자한 조인트 벤처만도 2백개가 넘어섰다.

이에 따라 현재 신장 위구르지역과 이들 5개국간의 교역량은 매년 2백~3백%씩 급증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중앙아 5개국과의 접촉을 활발히 하고 있는 국가는 터키. 이 지역에서 터키의 최대 장점은 위구르족및 중앙아시아 5개국과 인종.언어.종교 (이슬람) 상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위구르족은 지난 33년과 44년 '동터키공화국' 을 설립했을 정도로 터키와 밀접하며 중앙아 국가들은 터키가 자신들과 같은 이슬람 문화권이라는 점 때문에 더 큰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란 역시 종교적 동질성을 앞세워 이 지역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란은 특히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들 5개국에 대한 차관제공과 직항로개설등 적극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다.

한편 중앙아시아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접근움직임이 강화되는데 대해 옛 종주국격인 러시아 역시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러시아는 내륙국가인 중앙아 5개국의 산업이 기본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안보에 필수적인 이 지역에서 외국의 영향력 확대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군사전략적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영향력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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