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진 황사 … 오늘은 약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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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황사가 발생한 20일 서울 한강시민공원을 찾은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황사특보제가 시행된 2002년 이후 2월에 황사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선 기자]

황사가 20일 한반도를 뒤덮었다. 올해 첫 황사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서울·경기도·인천에 황사 경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황사가 21일 오전까지 이어지다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는 20일 밤 사이 중부와 서해안 지방부터 해소돼 주말 야외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첫 황사는 지난해보다 8일 늦게 왔다. 시기는 늦었지만 강도는 세다. 2002년 황사특보제가 시행된 이후 2월에 황사경보가 발령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화관측소의 미세먼지농도는 20일 오후 1시 1083㎍/㎥까지 치솟아 전국에서 가장 심했다. 서울은 오후 2시 883㎍/㎥을 기록했고, 춘천은 840㎍/㎥으로 치솟았다. 기상청은 한 시간 평균 미세먼지농도가 400~800㎍/㎥으로 예상되면 황사주의보를, 800㎍/㎥을 초과할 것 같으면 황사경보를 발령한다.

이번 황사의 원인은 중국 네이멍구 지역의 고온화와 가뭄 때문이다. 황사 발원지에 극심한 가뭄이 들어 먼지가 많아졌고 강한 저기압을 타고 하늘 높이 솟구친 뒤 겨울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온다. 국립기상연구소 나득균 황사연구과장은 “황사의 주요 발원지인 네이멍구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4~6도 높고, 만주 지역도 2~4도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며 “온도가 높으면 황사가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네이멍구 지역에 건조한 상태가 계속된 점도 황사의 원인이 됐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정용승 소장은 “이번 황사는 지난해 12월 2일과 9일에 이어 올겨울 세 번째 발생했는데 강도가 가장 세다”며 “올해 한반도에 찾아올 황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그랬듯이 올봄에도 우리나라에 강한 황사가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올해 첫 황사 관측 시기가 지난해보다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빨라지고 있다. 황사는 1980년대에는 주로 3, 4월에 한반도에서 처음 관측됐다. 90년대에는 주로 3월에 관측되다 2000년대 들어서는 1, 2월로 빨라졌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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