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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개편 알고 타자] 上. 도심 통과 노선 확 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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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7월 1일 자정을 기해 서울 버스에 대변혁이 일어난다. 번호가 모두 바뀌면서 노선도 대폭 조정된다. 새 요금체계의 도입으로 버스 이용객 대부분의 금전적 부담이 커진다. 버스체계 개편의 주요 내용을 알아보고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서울에서 가장 많은 버스가 경유하는 곳 중 하나인 삼성 본관 건너편의 시청 앞 정류장.

이곳에 서는 노선 버스는 현재 28개(좌석버스 4개 포함)다. 하지만 다음달 1일부터는 18개만 선다. 서울시가 새 버스체계를 도입하면서 이곳을 경유하는 버스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서울시엔 7월부터 간선.지선.광역.순환 등 네가지 버스가 다닌다. 몸통을 파란색으로 칠해 블루버스로도 불리는 간선버스는 변두리 지역과 도심을 버스전용차로로 오간다. 지선버스(그린버스)는 변두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간선버스나 지하철을 갈아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 광역버스(레드버스)는 경기도 지역과 서울시내를 오가고, 순환버스(엘로버스)는 특정지역을 원형을 그리며 빙빙 돌아다닌다.

서울시는 이 같은 버스체계를 도입하면 도심에 들어오는 버스 대수가 줄어듦으로써 교통난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선 변경으로 오히려 불편도=버스체계 개편으로 모두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불편을 겪는 시민들도 상당수 발생할 전망이다.

7월부터 운영할 419개 노선 중 기존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는 190개로 절반이 채 안 된다. 지선버스를 중심으로 94개의 노선이 새로 생기는 반면 기존 노선 중 42개가 통합되고, 103개 노선이 단축되거나 변경된다. 통합되거나 단축.변경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 중 일부는 버스를 한두번씩 갈아타거나 많이 걸어야 한다.

당장 시청 앞 정류장에서 없어지는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신림동에 산다는 회사원 심모(25.여)씨는 "집 앞에서 151번 버스를 타면 시청 근처 직장까지 한번에 올 수 있는데 7월부터는 노량진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며 "갈아탈 바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지하철(2호선)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버스 출발점 근처에서 종점 부근까지 이동하는 승객 중에는 두차례씩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예컨대 오금동 주민들은 현재 56번을 타면 효창운동장까지 단번에 갈 수 있지만 7월 1일부터는 3216번→371번→0015번의 순으로 갈아타야 목적지에 갈 수 있다. 장거리 노선이 많이 사라짐에 따라 10여개 노선의 출발점~종점 구간 이용객들은 앞으로 두번씩 갈아타야 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교통문화운동의 박용훈 대표는 "서울시가 노선별로 정확한 수요 파악도 안한 채 노선을 조정했기 때문에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체계 개편 이후라도 정확한 수요를 토대로 노선 조정을 계속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몽땅 바뀌는 번호로 혼란 우려=노선은 그대로라도 버스 번호가 바뀌기 때문에 이에 따른 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시 전체를 0~7권역으로 나눠 간선은 세자리, 지선은 네자리 번호를 부여할 방침이다. 한 예로 103번은 1권역을 출발해 0권역에 도착하는 일련번호 3번의 간선버스를 의미한다. 지선버스의 경우는 첫째자리가 출발지, 둘째자리가 도착지를 나타내며, 나머지 두자리가 일련번호다.

버스 이용객이 기억하고 있는 기존 노선번호는 전혀 쓸모 없게 됨으로써 특정 지역을 갈 때 어디서 몇번 버스를 타야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게 불가능하다.

서울시 교통국 관계자조차도 "처음엔 기존에 이용하던 버스 번호와 헷갈려 엉뚱한 버스를 타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바뀐 버스 번호에 익숙해지려면 적어도 2주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진용 기자

[서울 버스 홈페이지 개통] 새 번호.노선 지도 '한눈에'

다음달 1일 버스 이용객들은 사전 준비 없이 출근길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현재 이용하는 버스번호가 몇번으로 바뀌는지, 노선은 어떻게 변하는지를 미리 알아두지 않으면 자칫 엉뚱한 버스를 탈 우려가 크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서울시의 버스 홈페이지(http://bus.seoul.go.kr)를 이용하는 것이다. 홈페이지 첫 화면의 '개편 후 서울시 버스노선 검색'란을 선택한 뒤 ▶새 노선 검색 ▶신.구 노선 비교 검색 ▶정류장 검색 ▶빠른 길 검색 등에 들어가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새 노선 검색 코너에서 구와 동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을 경유하는 새 번호의 버스들을 한눈에 보여준다. 해당 버스번호를 클릭하면 정류장 정보를 담은 알림창이 뜨는 것과 함께 노선 지도가 제공된다.

정류장 이름을 알고 있다면 정류장 검색 코너를 이용하는 게 좋다. 해당 정류장에 서는 새 번호의 버스들을 알아볼 수 있다. '시청앞' 등 동일한 이름의 정류장이 여러 곳인 경우는 지도에서 알고자 하는 정류장을 클릭하면 된다.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다면 전화로 바뀐 노선과 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교통방송에선 서울시 의뢰로 20회선의 수신자 부담전화(080-800-5656)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 중이다.

또 서울시 버스체계개선반(02-3707-8721~5)이 오전 9시~오후 9시, 버스운송사업조합(02-414-5005)이 오전 7시~오후 9시 안내 해주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www.joongang.co.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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