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다급해진 여권의 조순 출마 대책…野 후보 난립 반사이익 챙기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한국당이 다급해졌다.

조순 (趙淳) 서울시장의 대선출마가 대선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1李2金' 또는 '1李1金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단일화 협상타결 경우)' 구도를 상정했던 신한국당으로선 대선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처했다.

더욱이 趙시장의 출마가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 후보보다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 후보에게 더 타격을 줄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등 일부 여권 인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않아 신한국당엔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흥주 (李興柱) 대표비서실 차장은 13일 "趙시장 출마에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 이라고 말했다.

12일 시도했던 '조순 때리기' 이상의 것들을 준비중이라는 얘기다.

그중 하나는 대선 기본구도를 '이회창 대 야권후보군 (群) 대결' 로 몰고 간다는 것. 야권후보 난립의 반사이익을 얻는 구도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런 구도가 짜이면 趙시장같은 후보는 '여러 후보들중 하나' 의 위치로 전락, 대선 종반에는 적수가 안될 것이라고 李대표측은 보고 있다.

또 선거막판으로 갈수록 유권자들의 사표 (死票) 기피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며, 그 표들은 결국 여당후보에게 쏠릴 것이므로 李대표를 다자 (多者) 대결 구도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李대표는 민생을 적극 챙기는등 국정을 책임지고 나가는 모습으로 야권 후보들과 차별화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선기획단을 조속히 발족, 이완된 당내 분위기를 휘어잡고 비주류 인사들도 적극 포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대선출마 가능성이 있는 李지사나 박찬종 (朴燦鍾) 고문에 대해선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등 가용한 수단.방법을 모두 동원해 '딴마음' 을 먹지 못하게 할 생각이다.

동시에 영남출신 인사들을 대선체제의 전면에 대거 포진시키는등 영남관리에 더욱 신경쓸 방침이다.

또 강원출신 趙시장의 이 지역등에 대한 파괴력은 신경만 쓰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이 과연 적중할 것인지에 대해선 당직자들조차 아직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李지사나 朴고문이 대선 미련을 털어버릴 것인지, 민주계와 이한동 (李漢東) 고문등이 협조할 것인지, 李대표가 다자대결 구도의 중심에 설 수 있을 정도의 지지율을 확보할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