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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UPS글로벌 경쟁력은] 물류에 IT 결합, 모든 게 '논스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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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 손가락 스캐너로 바코드의 데이터를 읽어들이고 있다.

▶ '월드포트' 센터에서 UPS 직원들이 화물 운송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8일 오전 1시 미국 켄터키주의 작은 시골마을 루이빌. 도시 전체가 잠들어 있는 이 시간이 세계 최대의 항공물류 허브인 '월드포트' 센터는 가장 바빠지는 때다.

100대가 넘는 화물 항공기가 5만6000평의 항공물류센터 활주로에 차례로 착륙하자 5500명의 UPS 직원들이 분주하게 80만~1백만개의 소포와 수화물들을 내린다.

1996년 UPS가 110억달러를 투자해 세운 월드 포트는 이렇게 내려진 수화물들을 목적지에 따라 자동으로 분류한다. 직원들이 수화물들을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으면 무선랜과 라디오파가 화물에 붙은 바코드를 자동으로 읽는다. 이렇게 읽은 정보에 따라 수화물은 총 196㎞ 길이에 이르는 1만7000개의 컨베이어벨트를 따라가며 자동으로 분류된다. 화물 한개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5~18분.

월드포트가 오후 11시30분~오전 2시30분 사이 가장 바쁜 이유는 이곳에 착륙한 100대의 화물 전용 비행기에서 수화물을 하역한 뒤 다시 비행기에 옮겨 실어 다음달 오전 10시까지 목적지에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라디오파가 화물의 부피와 무게를 자동으로 인식해 얼마만큼의 무거운 추로 밀어야 컨베이어벨트 아래로 떨어질지까지 계산해 낸다.

바코드가 붙어있지 않아 목적지를 알 수 없는 화물은 20여명의 직원이 메인 컨트롤룸의 컴퓨터 앞에 앉아 원격화상으로 전송되는 필기체를 읽어 바코드로 바꿔 입력한다. 하루 5시간씩 3교대로 일하는 비정규직 5500명이 대부분 밤근무를 한다. 물류공항 안의 4개 탱크에는 100개의 비행기에 주유할 900만ℓ의 휘발유가 저장돼 있다. 월드 포트 센터의 규모와 첨단기술이 세계 최대의 물류기업 UPS의 경쟁력을 보증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 월드포트도 98년만 해도 인력 부족으로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했었다.인력문제 때문이었다.

UPS의 에릭 스트라이커 차장은 "시골에 속하는 이곳 루이빌에서 비정규직 인력을 꾸준히 공급받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잠시 일하다 떠나는 사람들 때문에 항상 하루 300명의 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UPS가 해결책으로 도입한 것이 '메트로칼리지'제도다. 이 제도는 비정규직 직원이 루이빌 인근 대학 4곳 중 한곳에 다닐 경우 학비를 거의 100% 보조해 주고, 집세까지 지원해 주었다. 또 수강을 마친 과목수에 따라 학기당 2000여달러의 추가 보너스까지 주었다. 예산은 UPS와 주정부가 절반씩 나눠 부담한다.

비정규직에겐 흔치 않은 의료보험 혜택도 제공했다. 이 제도 덕분에 UPS는 충분한 비정규직 직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UPS는 월드포트와 같은 대규모 항공허브를 아시아 필리핀 클라크에도 지니고 있다.

미군기지가 있다가 철수한 곳에 2002년에 UPS가 만든 곳이다. UPS코리아 정명수 사장은 "안보상황이 안정적이고, 직원들이 영어를 잘 하며, 임금이 일본이나 한국에 비해 3분의 1 수준인 점이 고려됐다"고 말한다.

루이빌(켄터키주)=최지영 기자

[UPS는 어떤 회사]

설립 : 1907년, 워싱턴주 시애틀
본사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웹사이트주소 : www.ups.com
2003년 매출액 : 335억달러
직원수 : 357,000명
UPS 소유 제트 항공기 : 266
전세 항공기 : 316
하루 항공운항 : 미국(972회), 국제(8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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