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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표 지지율 회복에 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요즘 신한국당 이회창 (李會昌) 대표의 핵심 측근의원이나 특보.보좌역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李대표의 기세를 회복할 방법이다.

그런데 6.29선언같은 비방 (비方) 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고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대표주변은 여러 경고음을 듣고 있다.

우선 아들 병역문제의 후유증으로 李대표 지지율이 격감했다.

조순 (趙淳) 서울시장의 출마도 李대표에게 상대적으로 더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경선 경쟁세력은 여전히 뒷짐지고 있다.

종합적으로 여권내에선 "대선전망이 밝지 않다" 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李대표 자신은 현상황을 타개하는 데에 단기적이거나 과시적인 '깜짝 카드' 같은 것을 써서는 안되고, 효과도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병역파동의 여파에 대해 "맞을 매는 다 맞고 가겠다" 고 피력했다는 것이다.

한 핵심측근은 "어떤 시련이 닥칠 때 국면전환책을 가장 즐겨 쓴 이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 이라며 "金대통령에서 보듯 그런 탈출책에 의존하면 자꾸 그런 카드를 써야하는 상황에 몰린다" 고 설명했다.

그는 "李대표는 병역논란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여과되기를 기다린다는 입장" 이라고 소개했다.

단기적인 지지율 부양책이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거니와 李대표는 그런 방안보다 정면으로 꾸준히 나갈 구상이라고 한다.

그것은 당 대선체제전환 - 당력분산방지 - 국정주도확대 - 대야 (對野) 정면대응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李대표측은 금주내로 여러 계파를 어우른 대선기획단을 발족시키면 당내외 환경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삼재 (姜三載) 총장을 중심으로한 대야 전투대열이 갖춰지는 것이다.

11일 그가 '정권재창출 목표에 어긋나는 해당행위' 를 경고한 것은 체제정비의 사전준비단계로 파악된다.

대야 정면대응의 핵심은 '3金청산.세대교체' 란 무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李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번 대선은 과거 정치구도의 한 축인 金대통령의 대리전이 아니며 여러분이 뽑은 대표로서 양金씨와 차별화한 정치구도에서 대선에 임할 것" 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과거에 통용됐던 야당의 정치술책이 국민을 여전히 현혹시키고 있다" 며 "이러한 야당방식과 차별화해 여권은 새로운 정치구도를 보여주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이것은 그가 병역문제를 활용하는 야당의 공세에 더이상 밀리지 않고 '구 (舊) 정치청산' 이라는 자신의 무기고를 활짝 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측근들은 "앞으로 야당과 정면에서 붙는 李대표의 한판싸움이 볼만할 것" 이라고 말한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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