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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TV와 연결 … 휴대폰을 최고 놀잇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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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경기가 예년 같지 않다. 지난해만 해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행사장에서 차로 한 시간 이내 거리의 호텔은 방이 동나곤 했지만 올해는 다소 썰렁하기까지 했다. 5만 명이 넘던 참관객이 올해는 3만 명 이하로 줄 전망이다. 그러나 행사장 안에서는 기술 격차를 벌리려는 선발 업체와 이를 따라잡으려는 후발 주자의 기 싸움이 치열하다.

◆쓰기 쉬운 스마트폰 경쟁=차세대 단말기 트렌드는 터치폰과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풀터치스크린과 키패드를 함께 장착한 ‘울트라 터치폰’과 고화질(HD)급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 ‘옴니아HD’를 선보였다. 노키아는 3.5인치 터치스크린과 PC 키보드 모양의 쿼티(Qwerty) 자판을 탑재한 스마트폰 ‘N97’을 전시했다. 지난해 1억 대 규모였던 터치폰 시장은 2012년 5억 대로 급증할 전망이고(ABI리서치), 스마트폰 시장도 2013년 3억 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주피터리서치).

신제품의 특징은 쓰기 쉬운 3차원 사용환경(UI)를 갖췄다는 점이다. 정사각형의 여섯 개 면에 각종 아이콘을 놓고 주사위를 굴리듯 손가락으로 돌려 가며 필요한 기능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햅틱에 단 ‘터치위즈 UI’를 3차원 입력 메뉴로 업그레이드했다. LG전자는 두 손가락 조작(멀티 터치)이 가능한 ‘S클래스 3D UI’를 공개했다. 도시바의 ‘TG01’은 3차원 동작 인식 기능으로 단말기 움직임까지 감지한다. UI 전쟁은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사용하기 어려워지는 딜레마를 풀기 위한 것이다. 특히 3차원 UI는 PC 운용 체제에서 문자 명령(도스)이 그래픽 명령(윈도)으로 바뀐 만큼이나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모바일PC·콘텐트 개발=LG전자는 참가 업체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했다. 세계적인 PC 관련 업체와 잇따라 제휴했다. 15일(현지시간) 인텔과 차세대 휴대 인터넷기기(MID)를, 16일에는 MS와 윈도모바일(운영체제)용 스마트폰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안승권 사장은 “PC처럼 사용하기 쉬운 스마트폰으로 지난해 휴대전화 시장에서 3위에 오른 여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먹거리로 모바일 콘텐트에 신경을 쓰는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이번 행사에 사용자끼리 무선 온라인에서 콘텐트를 사고파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노키아도 ‘온라인 오비(Ovi) 스토어’를 개설할 계획이다. 소니에릭슨은 음악 파일뿐 아니라 영화도 내려받을 수 있는 ‘미디어고’ 서비스를 내놨다. 휴대전화 업체들이 모바일 단말기를 음악·동영상 등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의 중심 창구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소니에릭슨의 스티브 워커 부사장은 “휴대전화를 PC·TV와 연결해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콘텐트 열풍은 애플 아이폰용 온라인 콘텐트 사이트 ‘앱스토어’에서 비롯됐다.

바르셀로나=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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