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피서객 몰려 7~8월 130회 증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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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내 항공사들의 대형사고가 휴가철인 7~8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성수기의 무리한 운항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항공사고 일지를 살펴보면 이번 사고외에도 93년 7월26일 아시아나항공 보잉 737 - 500기가 전남해남군에 추락해 66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와 94년 8월10일 대항항공 A300 - 600기가 제주공항 착륙중 활주로를 이탈해 기체가 전소된 사고 등이 여행 성수기인 7~8월 사이에 발생했다.

이같은 결과는▶폭우와 폭풍등 기상조건이 나쁜 경우가 많고▶성수기를 맞아 항공사들의 증편으로 운항 스케줄이 평소보다 빡빡하다는 점과 연관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휴가철 성수기에 비정기편을 1백30차례 증편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38편의 비정기편을 추가 투입했다.

이 기간중 괌.사이판뿐 아니라 미주.동남아 노선등 유럽 노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선에 휴가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운항편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고기의 경우도 원래 최고 2백8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A300기종이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6일 귀국하는 승객들이 3백85명에 이르자 B747로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항공측은 사고기가 3백50 비행시간마다 하도록 돼 있는 A점검을 지난달 12일, 4천 비행시간마다 하는 C점검을 지난해 12월17일 마쳤기 때문에 정비에는 규정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평상시에 비해 운항일정이 빡빡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체 점검과 승무원 휴식등 안전운항을 위한 수칙은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 항공사 관계자는 "규정을 어기지는 않는다 해도 정비와 승무원 휴식등의 시간이 평소보다 짧아 최상의 조건에서 항공기 운항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게다가 기상조건이 나쁜 경우에도 운항일정을 맞추기 위해 다소 무리한 이착륙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아 항상 안전사고의 우려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아가냐 (괌)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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