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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벤처클리닉'서 고민 해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회사 외형은 커지고 있는데 경영구조를 종전대로 유지해도 좋은지 엔지니어 출신이라서 잘 몰라 불안합니다.

" "벤처관계법이 복잡해 공장 설립에 애를 먹습니다.

" "제주도에서 벤처기업을 세우려고 하는데 시장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나요. " 초보 벤처기업 사장들이 쏟아놓는 고민은 밤이 깊어도 그칠줄 모른다.

이미 스타가 돼있는 쟁쟁한 선배 벤처기업 사장들이 '병아리 벤처사장' 들의 고민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처방과 치료까지 해주는, 국내 처음으로 마련된 '벤처종합병원' 행사가 좀처럼 흔치않은 자리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후원아래 벤처기업협회 (회장 李珉和) 주최로 4일부터 나흘동안 제주도 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벤처종합병원 행사에는 터보테크.건인.한아시스템.다우기술등 30여개 국내 벤처기업 사장들이 참가, 열띤 경영진단의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번 행사는 전경련등 경제단체 주최로 대기업 총수나 임원이 모여 벌이는 경영 워크숍등과는 분위기가 전혀 딴판이다.

기동력있는 자본과 기술을 갖고 사업을 벌이는 벤처기업들이어서 두루뭉실한 내용의 워크숍이 아닌, 당장 사업의 성패도 가를 만큼의 진지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오가는 자리다.

올들어 불기 시작한 벤처붐을 타고 신생 벤처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창업자들이 기술만 믿고 충분한 준비없이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이들에게 체계적인 경영수업을 전수하는 이 행사에 전국의 벤처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번 벤처종합병원에서 벤처닥터로 활동하는 선배 벤처기업가는 터보테크 장흥순 (張興淳.37) 사장, 다우기술 김익래 (金翊來.47) 사장, 건인 변대규 (卞大圭.37) 사장등 5명. 90년대 들어 자동화설비.소프트웨어.위성방송수신기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내 대표적인 벤처사장 명의 (名醫) 들이다.

6일 초보 벤처기업들은 5개그룹으로 나눠 '증상' 을 설명하고 벤처닥터의 진단을 받았다.

올 매출 50억원을 내다보는 원격감시시스템 업체인 여의자동화시스템 성명기 사장은 회사매출이 4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잘나가고 있지만 회사가 커질 때마다 자금.프로젝트관리등 걱정도 함께 커진다.

이달 8일 창업하는 제주도 토박이 벤처기업 웹타운의 문석한 사장은 벤처에 관한한 '완전 초보' 다.

문사장은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관광정보 벤처기업을 세우는 만큼 번듯한 회사를 만들 생각이다.

이들의 갖가지 고민을 들은 벤처닥터들의 처방도 다양하다.

다우기술 金사장은 "외형을 늘리려고 이것저것 손대지 말고 한가지 부문에서 전문성을 가질 것" 을 주문한다.

건인 卞사장은 "자신이 가진 가장 강한 역량.장점을 찾아 이를 집중적으로 밀고나갈 것" 을 충고하고 외국업체와의 제품경쟁에서 한발 앞서갈 것을 강조한다.

또 터보테크 張사장은 "창업초기 정부 지원자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며 회사직원 모두가 시시각각 변하는 경영환경을 놓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출경험이 없어 국제화에성을 가질 것" 을 주문한다.

건인 卞사장은 "자신이 가진 가장 강한 역량.장점을 찾아 이를 집중적으로 밀고나갈 것" 을 충고하고 외국업체와의 제품경쟁에서 한발 앞서갈 것을 강조한다.

또 터보테크 張사장은 "창업초기 정부 지원자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며 회사직원 모두가 시시각각 변하는 경영환경을 놓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출경험이 없어 국제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파 벤처기업들이나 인사.조직.주식옵션등 갈수록 복잡해지는 경영환경에 골머리를 앓는 '급성장형' 벤처기업등 모두가 벤처닥터들의 진단에 귀를 기울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평소 남편회사 일 돕기에 밤새우기를 마다않는 벤처기업인의 부인들도 함께 참석, '벤처 내조' 아이디어도 짜내는 이색행사도 곁들여진다.

또한 이진주 (李軫周) 생산기술연구원장.박형규 (朴炯奎.물리학과) 인하대교수.이장우 (李章雨.경영학부) 경북대교수.이인규 (李仁圭) 무한기술투자사장등의 벤처 관련 교양강좌도 열리고 있다.

행사를 기획한 벤처기업협회 유용호 (柳龍昊) 실장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벤처기업 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형 벤처모델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이 행사는 큰 의의가 있다" 고 말했다.

제주 =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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