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겨울올림픽 치를 수 있는 인프라 갖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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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이 세계무대에 겨울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안데르스 베세베르그(63·사진)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회장은 “저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13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리는 2009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을 주관차 한국을 찾은 베세베르그 IBU 회장은 15일 “경기장 인프라가 겨울스포츠 강국인 유럽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다”라며 “충분한 지원과 노력이 있으면 겨울스포츠 강국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겨울올림픽에서 빙상 쇼트트랙을 제외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특히 스키 등 설원에서 치르는 종목은 출전권 획득도 쉽지 않다.

그러나 베세베르그 회장은 “알펜시아 바이애슬론경기장만 하더라도 볼 때마다 더욱 좋아진다”며 “주변 시설, 교통상황뿐 아니라 코스 난이도나 야간경기를 위한 조명시설, 방송 중계 지원시설 등 모든 면에서 유럽 어느 경기장과 비교해도 앞선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인프라가 마련돼 있으니 한국은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여자 바이애슬론 대표팀을 예로 들었다. 중국 여자대표팀은 2008~2009시즌 독일·우크라이나·스웨덴에 이어 국가랭킹 4위에 올라 있다.

그는 겨울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경기장 시설뿐 아니라 관련 지원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2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바이애슬론월드컵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켜봤고, 강원도의 겨울스포츠 경기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베세베르그 회장에게 바이애슬론은 곧 삶이다. 바이애슬론 강국 노르웨이 국가대표(70~74년) 출신으로, 노르웨이 바이애슬론대표팀 감독(80년)으로 지도자 생활도 했다. 88년부터 92년까지 IBU 부회장을 역임했고, 92년부터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종목을 만드는 노력도 하고 있다. 기존 종목인 스프린트 경기를 좀더 역동적이고 팬친화적으로 바꾼 ‘수퍼 스프린트’ 경기를 앞으로 2∼3년 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스프린트보다 거리를 줄이는 대신 사격 정밀도를 높인 경기다. 남자는 10㎞에서 4㎞로, 여자는 7.5㎞에서 3.6㎞로 거리가 줄지만 10발 사격에서 예비탄(3발) 소진 때 표적을 벗어난 총알이 있으면 바로 탈락하게 된다. 스프린트는 명중시키지 못하면 150m 추가 벌주를 한다. 경기시간 단축과 팬들의 흥미도를 더욱 높이는 셈이다. 경기 거리가 줄어 도심에도 임시 경기장을 설치해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베세베르그 회장은 “회원국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남녀경기뿐 아니라 계주도 포함하는 방식으로 1년에 5개 시리즈를 치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창=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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