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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취업 '바늘구멍' …대기업들 동결·감축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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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올 하반기 10대그룹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0%이상 줄어드는등 하반기 취업문이 무척 좁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대이하 그룹은 지난해에 비해 최고 50%이상 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채용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그룹들도 상당수 있어 전체적인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LG.대우등 10대그룹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모집 인원은 지난해 하반기 (1만5백명) 보다 10%이상 줄어든 9천명선에 머무를 것으로 나타났다.

부도유예 상태에 있는 기아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6백44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모집계획이 없으며 쌍용.한화.롯데그룹등도 지난해보다 최고 절반까지 모집인원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그룹 채용담당 관계자는 "인력 감원에 들어간 현 상태에서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5백명을 채용한 쌍용그룹은 올 하반기 이보다 20%정도 줄어든 4백여명을 뽑을 계획이며 지난해 4백65명을 뽑은 한화그룹도 최소한 10~20%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도 올 하반기 채용을 지난해 (3백72명) 보다 절반쯤 줄일 계획이다.

롯데그룹 채용담당 관계자는 "평소 연평균 8%에 이르던 이직률이 올해 상반기에 2~3%로 급감했다" 며 "이에따라 당초 30%정도 줄이려 했던 채용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 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승무원을 포함, 90년이후 매년 1천2백여명을 하반기에 채용해온 한진그룹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 채용은 7백명 수준에서 묶을 방침이다.

선경그룹은 지난해 수준인 4백명을 유지할 계획이나 SK텔레콤이 그룹 공채에 새로 참여하기 때문에 이를 포함한 공채인원은 5백명 수준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각각 2천~2천6백명을 뽑았던 현대.삼성.LG.대우등 4대그룹은 어려운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신규 대졸 채용 규모는 예년과 같거나 약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현대그룹 채용 담당 관계자는 "올해 경기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장기적인 인력운용계획에 따라 신규 채용을 급격히 줄이지는 않을 계획" 이라고 말했다.

취업전문기관인 리크루트 관계자는 "올 하반기 대졸 취업 희망자는 취업 재수생과 재취업 희망자를 포함, 지난해 27만명보다 15%이상 늘어난 31만여명으로 추산되는데 채용 예정 인원은 지난해 (9만명) 보다 오히려 줄어든 8만명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에따라 대졸사원 취업 경쟁률은 3대1을 훨씬 넘어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고 전망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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