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회창대표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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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회창 신한국당대표는 3일 두 아들 문제로 국민에게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오랜 공직생활중 그가 자신과 관련된 일로 고개를 숙인 것은 처음이었다.

'법대로' 의 인생을 살아 온 그였지만 두 아들 모두가 병역면제를 받은데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정치인인 그가 외면할 수는 없었던 때문이다.

그는 "무슨 말을 길게 할 수 있겠느냐" 며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에게 죄송하다는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또 "고이 기른 어린 아들을 군에 보내 그 목숨을 나라에 맡길 때의 찢어지는 심정을 왜 모르겠느냐" 며 호소하기도 했다.

李대표는 "나 자신 내 개인의 변명이 무익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면서 고뇌섞인 표정으로 국민의 이해를 구해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박관용 (朴寬用) 총장.김중위 (金重緯) 정책위의장.하순봉 (河舜鳳) 대표비서실장.서상목 (徐相穆) 의원.고흥길 (高興吉) 대표특보등 당직자들이 대거 배석했다.

다음은 李대표와의 일문일답.

- 기자간담회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계속 공세를 취할텐데 향후 대응책은.

"이제 구구한 변명이나 여러가지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으려 한다. 사실관계는 병무관련 조사로도 충분히 밝혀지리라 보며 현재까지 밝혀진 걸로도 국민은 납득하리라 믿는다. "

- 어느 정도 몸무게라면 면제인지 李대표 자신이 사전에 인지한게 아니냐.

"아들들이 면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작은 애는 특수층 자제라고 해서 5급이었는데 4급으로 상향조정돼 다음해 면제판정을 받았다.

반드시 체중이 약하다 해서 면제받는다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큰 애는 전방부대에 직접 입소해 군복무를 하고 오기를 기대했다. 원래 몸이 아픈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다시 돌아와 좀 놀랐다.

병무행정이 규정을 딱딱하게 지키고 있는데 놀란 것이다. "

- 야당은 대선까지 계속 병역문제를 득표전략에 이용하려 하는데.

"충분한 확증도 없이 계속 개인의 공격자료를 잡아 선거전략으로 삼는 것은 부정적인 선거형태다.

국민은 이런 사유를 갖고 정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같은 부모로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에게 정직한 심정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 만큼 충분히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 " - 만일 집권한다면 군통수권자로서 군을 통솔하는데 지장이 없겠는가.

"병역면제에 부정이 개입됐다면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부정.의혹이 없었던 만큼 내가 지켜온 정직.명예에 국민이 신뢰를 준다면 군통수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

- 향후 정국운영에 대한 복안은 무엇인가.

"다음주부터 대선기획단을 구체적으로 가동, 선거준비 태세를 조기에 갖추려 한다. 국회의 정치개혁 입법관계도 충분한 대처를 하겠다.

대표비서실도 곧 개편할 것이다. "

- 병역면제 정국을 포함, 야권의 두 후보와 만나 현안을 논의할 계획은.

"지금 당장 이 문제로 만날 계획은 없지만 여러가지 쟁점에 대해 만나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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