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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본 애니매이션의 거장 다카하다 감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을 현실감 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것이 애니메이션의 테크닉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부분도 대충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관객들은 작품을 믿지 않게 되거든요. " 미야자키 하야오 (宮崎) 와 함께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이끌고 있는 거장 다카하다 이사오 (高畑勳.62)가 97서울 애니메이션 엑스포 강연을 위해 처음 내한했다.

그는 1일 오후5시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린 '다카하다와의 대화' 에서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부분을 잡아내 사람들에게 또다른 감동과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만화영화만이 할 수 있는 일" 이라며 "배경은 사실적으로 그리는 대신 주인공들은 간결한 선만으로 살려 만화만의 공상적 리얼리즘을 극대화하고 싶다" 고 말했다.

국내 TV에서도 방영됐던 만화시리즈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등과 '첼리스트 고슈' '반딧불의 묘지' '추억은 방울방울' '헤이세이 너구리 대작전' 같은 그의 대표작은 극도로 세밀한 생활과 자연 묘사, 주인공과 군중의 섬세한 심리등을 놀라울 정도로 잘 표현해 극찬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도시개발로 터전을 빼앗긴 너구리들이 인간에게 대항한다는 94년작 '헤이세이 너구리 대작전' 은 같은 시기 일본에서 개봉됐던 월트 디즈니의 블록버스터 '라이언 킹' 의 흥행 수입을 눌렀을 정도. 이날 강연회와 그에 앞서 열린 '첼리스트 고슈' 상영에는 유례없이 많은 관객들이 4백80여석의 극장을 가득 메워 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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