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하늘을 뒤덮어도
그리 두려울 건 없지.
공장용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무장하기만 하면.
도시에 오존주의보 내려져도
하나도 무섭지 않아.
집안에 꼭꼭 틀어박혀 있으면
눈도 목도 따가울 게 없어.
'새집 증후군?'
최신형 공기청정기가 있는데
무슨 걱정?
하천엔 공장 폐수 흘러들고
수돗물은 오염됐다 떠들지만
듬직한 정수기 들여놓고
생수 사다 마시면 그만.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가
광우병.구제역.조류독감에
항생제로 범벅이라지만
시끄러운 그때만 안 먹으면 돼.
과일.야채에 농약이 묻어나도
별로 염려하지 않아.
조금 비싸긴 해도
널린 게 무공해 채소인데.
국토가 카드뮴.수은에 썩고
이웃들이 아토피.천식에
이타이이타이병까지 앓아도
나만 괜찮으면 돼.
환경오염? 신경 쓸 거 없어.
돈만 있으면 해결되지.
그게 바로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아니겠어.
다음 세대의 건강까지
걱정할 여유는 내게 없어.
*"어머니 자궁이 태아를 지켜낼 수 없을 만큼 세상이 오염됐다." 수은 중독에 따른 미나마타병 연구에 평생을 바친 일본의 하라다 마사스미 교수의 말이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