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룰 어기면 관중도 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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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토니 필립스 (애너하임 에인절스) 는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이다.

지난 7월3일 박찬호가 몸쪽 바짝 붙는 공을 던지자 욕설을 하며 대들어 두 팀의 패싸움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다혈질에다 매너가 안좋기로 소문난 악동. 필립스는 지난달 31일 클리블랜드 제이컵스 필드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경기도중 다시 소동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선수가 아닌 관중이 그 상대였다.

5회초 삼진을 당하고 1루 덕아웃으로 돌아가려던 필립스가 갑자기 덕아웃 위쪽의 관중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더니 싸울듯이 덤벼든 것. 그러나 이번에는 해결과정이 달랐다.

1분도 안돼 경관 2명이 필립스가 가리키는 관중을 끌고 운동장 밖으로 나가버렸다.

관중을 퇴장시킨 것. 이유는 관중이 덕아웃으로 들어가려는 필립스를 향해 땅콩으로 보이는 것을 던졌기 때문이었다.

7월30일 인천구장에서는 2루심의 판정에 불만을 품은 관중이 운동장으로 오물을 집어던져 경기가 4분정도 중단됐다.

7월30일 대구에서는 선수에게 욕을 한 관중과 그 관중에게 되받아 욕을 한 선수 사이에 시비가 오가고 경기가 끝나고도 사과를 요구하는 관중이 농성을 벌였다.

지난 6월29일에는 심판에게 항의하던 해태 김응룡감독이 관중이 던진 참외에 맞은 일도 있었다.

관중에게도 규칙과 질서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

선수가 룰을 어기거나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퇴장당할 수 있다면 구장의 내규를 어긴 관중도 언제든지 구장 밖으로 내쫓길 수 있다는 것이다.

페어그라운드는 선수와 관중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이태일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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