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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3' 불사파 두목역 송강호 3류깡패 폭소연기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3류 건달들의 막가는 폭력과 욕설을 코믹하게 묘사하는 새영화 '넘버3' (송능한 감독) 는 최근 한국영화의 리더라고 할 수있는 한석규 못지 않게 조연들의 역할이 눈부시다.

그중에서도 이구동성으로 '저 배우 누구야' 라고 감탄하는 인물이 뜨네기 조직 '불사파' 의 두목 조필 역의 송강호 (30) 다.

"잠자는 개에게 태양은 비추지 않는다" 는 깡패철학을 내세우는 그는 매사 진지하고 한 점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이지만 실수를 연발하게 돼 관객들을 폭소로 이끈다.

'넘버3' 가 순전히 웃음을 자아내기 위한 작품이라면 최대의 공을 그에게 돌려야 할 정도다.

주연을 맡은 한석규가 "3류 깡패들이 총동원된 이 작품에서 가장 3류다운 3류는 송강호가 재현했다" 며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정도라고 엄살을 떨 만하다.

특히 영화중에서 흥분해 말을 더듬는 장면은 천부적인 감각이 없이는 불가능한 재주라는 감탄도 나온다.

송강호는 "조역이지만 연기에 극도로 집중하다 보니 연기자는 철면피의 얼굴로 남아 있으면서 제작진조차 예기치 못한 절묘한 폭소장면이 연출됐다" 고 말했다.

송능한 감독은 "송강호가 등장하는 장면은 거의 예외없이 한 번 촬영으로 마무리 지을수 있었다" 며 연극쪽에서 탄탄히 쌓인 그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한다.

연우무대에서 연극수업을 시작한 송강호는 지난해 연극계 최대 히트작 '비언소' (이상우 연출)에 출연하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폭소를 자아내는 연기를 보여주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 '비트' 에서 비열하게 배신하는 깡패로 출연했고 최근 '나쁜 영화' 에서도 실제 행려자처럼 나오는 등 본격적으로 영화에 진출했다.

송강호는 코믹 잔혹 영화인 '조용한 가족' 에 공동주연급으로 캐스팅돼 9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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