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콘크리트 건물에 갇힌 ‘71세’ 백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충북 보은우체국 정문 옆에 있는 밑동둘레 1.8m, 높이 8m 희귀목 백송(白松)이 건물숲에 둘러싸여 고통받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보은우체국 정문 옆 빈터에서 자라는 희귀목 백송(白松)이 콘크리트 건물에 가로막힌 채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밑동둘레 1.8m, 높이 8m 가량의 이 백송은 몸통과 가지가 회백색을 띠는 희귀종이다. 밑동 부근에 ‘1938년 식수’라는 표석이 있을 뿐 수령이나 식재 경위 등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104호)로 보호받다가 4년 전 말라죽은 보은군 보은읍 어암리 백송에 견줄 만큼 아름다운 수형을 간직하고 있다. 이때문에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정부인송(천연기념물 352호) 등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소나무로 손꼽혀왔다.

그러나 뿌리 내린 터가 우체국 정문과 주차장 사이의 지름 4m 가량되는 비좁은 공간인 데다 콘크리트 건물에 둘러싸여 더 이상 가지를 뻗기 힘든 상황이다. 나무 주변은 볕이 잘 들지 않고 바람도 통하지 않는 상태여서 해가 갈수록 생기를 잃고 있다.

보은군측은 “이 나무가 문화재나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았고 워낙 거목이어서 이전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백송의 건강상태 등을 진단한 뒤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