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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주암호.동복호등 상수원서 피서객에 의한 수질오염 성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일요일인 지난 20일 오후3시쯤 화순군남면절산리 주암호의 합수목교 아래. 피서객 3백여명이 광주 일부와 전남 7개 시.군 주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의 원수 (源水) 라는 사실을 아랑곳하지 않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일부 피서객들은 천막까지 쳤고 고기를 굽는 등 먹자판을 벌였으며 곳곳에 과일껍질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주암호.동복호등 상수원에서 시민들의 몰지각한 피서와 당국의 지도단속 소홀로 수질오염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합수목교에서 5백여 떨어진 장선.장전마을앞 동복천. 주암호 상수원보호구역이란 팻말과 함께 철조망을 쳐놓았으나 1백여명이 안으로 들어가 물가에서 각종 음식을 끓여 먹으면서 천렵까지 즐기고 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지역관리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관리소측은 "지자체와 경찰이 지도단속을 하고 있다" 며 책임을 미루고 화순군은 "주암호 전체를 철조망으로 막지 않는 한 통제가 불가능하다" 고 발뺌했다.

광주시민의 주요 상수원인 동복호로 흘러드는 물줄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날 오후4시30분쯤 화순군북면수리 다곡천. 백아산자연휴양림 아래는 많은 사람들이 물가에 텐트를 쳐놓고 멱을 감는등 유원지를 방불케 했다.

화순온천 남쪽 1㎞지점의 임곡천은 30여명이 물속에서 투망질을 하고 세차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근마을 이돈하 (李敦夏.61) 씨는 "결국 자신이 마실 물을 아무 생각없이 마구 더럽히고 있다" 며 혀를 찼다.

광록회등 환경단체들이 상류에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천연세제를 보급하는등 수년째 펴고 있는 수질정화사업이 무색하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이들 하천이 주변주민들의 반대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단속할 수 없어 계도만 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광록회 송진요 (宋鎭堯.61) 부회장은 "어른들이 어린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며 "당국이 주말.휴일이라도 철저하게 지도단속을 해야 한다" 고 밝혔다.

화순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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