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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씨, 장편역사소설 '고구려를 위하여'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 고구려 혼의 마지막 불꽃 이정기 장군의 일대기를 담은 김병호 (金炳豪) 씨의 장편역사소설 '고구려를 위하여' (하서刊)가 출간됐다.

이순신과 을지문덕 장군에 버금가는 민족영웅으로 732년 고구려 유민의 아들로 태어나 조국을 멸한 당나라의 중심부에 독립왕국을 세우고 고구려의 민족혼을 이어나간 이정기 장군. 그가 이룩한 민족적 쾌거는 텐산산맥을 넘어 서역을 정벌한 고선지 (高仙芝) 장군과 함께 한민족의 웅지를 보여주는 자랑거리가 아닐수 없다.

'고구려를 위하여' 에 그려진 이정기왕국은 중국 산둥 (山東) 을 중심으로한 15개주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에 뻗친 광대한 독립국으로 신라.발해.일본과의 무역을 통해 5백만 백성은 통일신라 시대와 같은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모두 세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645년 안시성전투에서 시작, 보장왕 26년 평양성 수비대장 신승이 당군과 내통하여 평양성문을 열어주던 망국의 순간, 이어지는 20만 고구려 유민들의 한맺힌 삶과 죽음, 33세의 평로절도사 이정기의 야망, 당군의 패퇴와 산둥성에 다시 선 한민족왕국, 819년 왕국의 멸망에 이르는 1백74년동안 파란만장한 우리 민족의 부침을 역사적 사실과 작가적 상상력을 총동원해 생생히 재현해내고 있다.

이 소설은 '당서' 와 '삼국사기' 에 언급된 이정기왕국에 대해 왜 우리의 역사 교과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金씨는 우리의 역사풍토가 식민사관의 미몽을 깨지못한데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산둥성등의 역사, 민속물에는 고구려 유민들의 피와 땀이 밴 흔적이 살아있건만 우리 역사학계는 아직도 우리의 북방민족기원설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조자료로 밖엔 여기지 않는다는 것. 문화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金씨는 이 소설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현장을 7차례나 답사했다.

최성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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