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를 판다" … 관련상품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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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氣) 돌풍' 이 불고있다.

몇몇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기공수련을 익히는 형태로 시작된 기바람이 지금은 수련인구만도 전국적으로 1백30만명 (추정) 을 넘어섰다.

'기' 를 바탕으로 하는 수련법인 기공 (氣功).단전호흡.명상같은 말들조차 이제 일상용어가 돼버렸다.

또 기 개념을 도입한 '자연의학' '심신 (心身) 의학' 등 새로운 의료행태가 등장해 동.서양의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가 하면 첨단현대과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써 '기' 를 전제로 한 과학자들의 연구작업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추세를 타고 기를 테마로 하는 상품들이 의.식.주 전분야에 걸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제일제당이 마시기만 해도 공부가 잘된다는 학습능력 향상음료 체인지업을 개발, 판매에 들어갔다.

이같은 기능성음료는 명상이나 기공수련시 두뇌의 뇌파에서 알파파 (α波)가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현상에 착안한 것으로, 마시기만 하면 일파파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집중력향상 학습보조기기도 외부자극으로 뇌파를 동조시켜 알파파가 나타나도록 하는 원리다.

또 기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원적외선이나 자기성 (磁氣性) , 파동설 (波動說) 을 근거로 개발되어 인기를 끌고있는 제품들도 있다.

기의 자성을 강조해 개발된 제품으로는 자석요나 자석방석.자석팔찌등 일상생활용품외에도 자성을 강력하게 방사시켜 물을 자화수 (磁化水) 로 만들어 준다는 정수기를 비롯 자화컵등 주방용품들까지 무려 1백여종류의 제품들이 개발.판매되고있다.

또 원적외선 즉 기를 발생시킨다는 돌침대나 흙침대.황토침대.황토베개.황토방석 심지어 최근에는 황토주택까지 인기상품으로 등장하고 있고 기가 나오는 돌로 알려진 맥반석을 이용한 정수기나 구이판도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기의 실체를 파동으로 본 제품들로 전자파방지용 TV보안경.스티커.의류등이 개발.판매되고 있고, 기를 물에 입력시켰다는 파동수 (波動水) 만을 전문적으로 제조.판매하는 회사들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기관련 제품들의 효능이 생산업체에서 주장하는 만큼 충실한가 아닌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는것. 대부분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전파되고 있다.

그래서 기관련용품들은 주로 방문판매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 돌풍' 을 몰고온 일등공신은 출판업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보나 을지서적등 대형서점에는 기 또는 건강관련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고 기전문출판사인 정신세계사는 아예 전문서점을 직접 운영할 정도다.

◆주거용품 지난 3일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는 '온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서영헌)' 창립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전통주거형식 온돌방의 문화적.의학적 가치를 재조명하자는 취지로 창립된 이 모임은 원격조정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현대식 온돌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중. 청구주택은 이미 대구 수성구에 온돌구들방을 옵션으로 시공한 빌라를 분양했으며 대동주택도 마산.창원에 이어 서울에 짓거나 지을 예정인 아파트에 황토방을 옵션으로 내걸어 놓고 있다.

그밖에 매트리스 안에 자석과 맥반석 그리고 바이오세라믹을 배치, 건강한 수면을 유도한다는 자석요 역시 대표적인 氣상품. 같은 원리의 방석.베개가 있고 여기서 발전한 것이 침대. 가열하면 원적외선이 발생하는 자연석을 그대로 가공하거나 황토를 주원료로 점토.백토.맥반석가루.게르마늄석등을 혼합해 만든 흙침대가 있다.

일신석재의 돌침대 스톤아트의 경우 1인용이 1백50만~2백50만원, 2인용이 3백만~5백만원의 고가임에도 불구, 지난 한해 매출이 50억원을 넘었다.

황토침대를 생산하던 ㈜녹림은 황토방석.황토베개등 6~7종의 신상품을 개발한 데 이어 황토찜질팩등 화장품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황토종합생활용품업체로 변신한 올상반기에만 3억원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런가하면 흑운모 (黑雲母) 로 만든 황토구들방 전문시공업체인 서봉광업도 지난 2년동안 1백50여건을 맡아 시공처리했을 정도 (평당가격 27만원) .이밖에 토방흙침대.흙과 더불어 사는 건강한 사람들. (주) 흙.고려CK사등 7 - 8개의 생산업체가 있다.

◆황토산업 전북남원시는 남원원천지구 3만6천여평에 '지리산 황토건강목욕랜드' 건립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갔다.

남녀용 황토목욕탕과 황토찜질방, 약초사우나와 실내수영장, 관광식당및 휴게실등으로 조성될 예정. 유림종합건업이나 녹수주택처럼 아예 전문적으로 황토주택을 시공하는 업체들도 있다.

또 고기를 기를 때 황토를 뿌려주면 병에 걸리지도 않고 성장률도 높다는 경험에 따라 황토양어장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생활용품 기를 발생시키는 건강복대.양말.내의류.타월등 의류에서 부터 컵.냄비.밥솥등 주방용품.매트리스.방석등 침구류.시계나 반지.팔찌.목걸이등 악세서리용품등 80여가지의 각종 생활 용품이 개발.판매되고 있다.

방문판매전문인 N.H.B.인터내셔널은 전국의 회원수만 3만5천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매출액은 20억원. 후발업체인 ㈜기생활연구소는 '바이타피아' 라는 자체브랜드 상품을 직판하면서 OEM방식의 생산도 하고 있다.

최근 개발된 휴대용 기발생카드와 기바람이 나오는 부채, 밥이나 찌게등 음식물을 조리할 때 기가 발생된다는 매직 팬, 호두모양의 기발생물질인 천구 (天球) , 기신발깔창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경남.북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학습보조기기

학습보조기기인 엠씨스퀘어 (대양E&C) 는 지난해 2백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부터는 미국.홍콩.호주로의 수출도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