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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체중의 마른 비만 치료 놓쳐 낭패볼 수도

중앙일보

입력

박모(12)군은 최근 체성분검사 결과 고도비만 판정을 받았다. 키153.3cm, 몸무게 52.6kg으로 BMI(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정상(22.4kg/㎡·표준범위17.1~23.1)이어서 의외의 결과였다. 박군의 체지방률은 35%(이하 괄호 안은 표준범위10.0~20.0), 복부지방률은 0.91%(0.75~0.85)다.

 강모(13)양도 BMI가 23kg/㎡(18.7~24.7)으로 정상범위에 속하지만 체지방률 29.7%(18.0~28.0), 복부지방률 0.87%(0.7~0.8)로 비만과 고도비만에 해당된다.

 이처럼 체질량지수는 정상이지만 체지방률이 과다한 경우를 마른비만이라고 한다. 이는 외견상 문제가 없어 자칫 비만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정상체중으로 보여도 체성분검사 결과비만인 어린이가 많다”며 “비만은 성호르몬 분비가 1년 이상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성조숙증의 원인이 되므로 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살이 찌면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아디포카인 등의 물질이 사춘기 중추에 작용한다. 특히 렙틴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장발육에 영향을 미친다.

 박 원장은 “성호르몬이 적절히 분비되면 뼈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초경이나 변성기 등 2차 성징이 나타날 정도면 성장판이 닫히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 그만큼 클 수 있는 시기가 줄어드는 것. 여아의 경우 일반적으로 초경 이후엔 키가 5~8cm밖에 더 자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비만은 또한 호르몬의 내성을 키워 성장호르몬의 역할을 방해한다. 비만인 어린이는 이래저래 이중으로 키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실제로 앞선 박군의 뼈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8개월 가량 앞섰다. 또래보다 1년 빠른 초등학교 4학년 때 초경을 한 강양도 이미 성장판이 90% 정도 닫혔다.

 박 원장은 “비만은 아이의 키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비만도를 정확히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며 “소아 비만은 체지방률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육량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높임으로써 요요현상이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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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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