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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축산학과 여정수 교수, 최근 토종돼지 복원에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잡종 투성이인 현재의 국내 가축으론 밀려오는 외국산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우리 고유의 가축을 복원해 우수한 재래종을 보급해야 합니다.” 유전공학을 이용,우리나라의 순수 재래가축 복원에 열중하고 있는 영남대 자연자원대 축산학과 여정수(呂政秀.47)교수가 93년 닭에 이어 최근 토종 돼지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呂교수는 3년간 포항시 자명농장의 도움을 얻어 8백여 마리의 재래 흑돼지들을 교배시켜 토종돼지의 특징을 가진 돼지들만 골라내는 방법으로 재래종 돼지를 복원시켰다.

현재 1백50여마리가 자라고 있다.

토종 돼지의 외형적 특징은 몸전체가 검고 털에 광택이 나며 얼굴은 움푹 들어가고 긴 주둥이와 큰 눈.직립형 귀를 가지고 있다는 점.또 넓은 어깨,둥근 가슴,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문헌에 근거한 분석이다.

“우리나라에는 재래 돼지에 대한 연구가 전무합니다.일본인들이 우리 돼지를 말살하기 위해 연구한 논문'조선양돈개요'(1917)등에 묘사된 특징을 우리 전통 돼지의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지요.” 우리 재래돼지는 일본인들이 뉴햄프셔.버크셔등 외국 돼지를 농가에 보급하는 양돈산업을 추진하면서 지금은 거의 멸종된 상태다.이렇게 해서 복원된 전통돼지는 유전적으로 외국수입종인 햄프셔.요크셔.랜드래셔등과 구별된다.

呂교수는 가축의 유전분석에 이용되는 유전자 지문 기술을 이용했다.유전자 지문은 손가락 지문처럼 서로 구별되는 유전자 구성을 나타내며 呂교수는 외국 수입종과 구별되는 재래돼지의 유전자 지문을 밝혀냈다.

呂교수는 육질은 뛰어나지만 생산능력이 처지는 재래돼지를 유전적으로 개량하고 고기의 화학적인 조성을 연구,개발하는데 몰두할 계획이다.

“재래돼지가 농가에 보급돼 대량 생산된다면 농가 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고 소비자들도 쫄깃쫄깃한 고기맛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대구=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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