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금융센터 짓는다… 美 금융그룹 AIG 8억弗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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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계적인 금융그룹 AIG(American International Group)가 8억달러(약 9400억원)를 들여 서울 여의도에 최첨단 국제금융센터를 짓는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에 투자된 외국자본 중 단일 부동산투자 금액으로는 최고액이다.

뉴욕을 방문 중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모리스 그린버그 AIG 회장은 9일 낮 12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AIG그룹 본부에서 '서울국제금융센터(가칭) 건립을 위한 기본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시유지인 여의도 23번지 일대 1만여평(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의 3분의1)을 AIG 자회사인 AIG국제부동산투자회사(AIGGRE)에 99년간 임대하며, AIGGRE는 이곳에 세계 최고 수준의 사무실과 호텔.컨벤션센터.쇼핑몰.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을 건설하게 된다. 연면적은 지하 주차장을 포함해 14만평으로 45층 건물(높이 140m) 3개 동이 들어선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과 지하로 연결되는 이 건물들은 내년 초 착공돼 2009년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AIGGRE가 최소한 10년간은 사업권을 갖고 직접 운영토록 해 개발이 끝나면 건물을 팔고 떠나던 외국기업의 개발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시는 부지 공시지가의 5%를 최소 임대료로 확보했으며 매년 운영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받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번 계약 성사로 약 1조3000억원의 생산 효과 및 2만여명의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은 이날 계약식이 끝난 뒤 "이번 계약이 성사된 것은 서울이 동북아 상업 및 금융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이라며 "금융 중심지가 되려는 서울시의 노력을 지지하고 사업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AIG는 130여개국에 영업망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금융 및 보험회사로 지난해 93억달러의 순이익을 냈으며 6783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뉴욕=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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