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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관리업 나선 김미화씨 창업 사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초등학교 2,4년 두 아이의 엄마인 김미화(金美花.32)씨는 핸드폰과 무선호출기가 사업도구의 전부지만 지난달 5백만원을 벌어들였다.

사업특성상 비수기인 이달에도 金씨는 적어도 2백만원 많게는 3백만원 정도의 수입은 거뜬히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웬만한 직장의 남자 직원 월급보다 많은 수입이지만 金씨는 바깥일보다 집안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평범한 주부. 金씨는 최근 서서히 각광받고 있는 이른바 소호족(族).스몰 오피스 홈 오피스(small office & home office)의 영문 머리문자로 자기 사업을 집에서 하는 사람들을 재택사업자라고 부르는데서 비롯된 신조어다.

金씨의 사업 아이템은 예비부부의 결혼일정을 관리해주고 결혼에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해주는 결혼관리업이다.연간 40만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하므로 일단 수요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더욱이 요즘 알뜰 예비부부들이 예식장의 끼워팔기,강매를 기피함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핸드폰이나 집전화 또는 무선호출기를 이용해 고객이 상담을 희망해오면 고객과 시간을 맞춰 충무로 본사 웨딩포인트에서 만난다.

우선 팸플릿이나 사진을 보여주고 제휴업체를 함께 돈다.맞춤대여해주는 드레스숍과 신부화장전문 미용실에 들러 신부의 웨딩드레스,신랑의 턱시도,부케를 골라놓는다.제휴업체는 대부분 1천여벌의 샘플을 가지고 있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고 한다.사진의 경우 원판사진.스냅사진.야외촬영.앨범.대형액자는 물론이고 신랑신부의 야외촬영 사진으로 만든 달력 2년치등이 비디오 테이프와 함께 제공된다.이같은 토털서비스 가격은 모두 1백55만원.시중가보다 최소한 10~30%정도는 싸다는게 金씨의 설명이다.웨딩포인트를 통해 웨딩 재택사업을 하는 사람이 金씨를 비롯해 30명정도 되다보니 일반 소비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에 도매로 물건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 예물.가구.전자제품.신혼여행등도 예비부부가 희망할 경우 시중가보다 싸게 구입해준다.예물의 경우 직접 세공하는 명동.혜화동 공장으로 함께 가 최신 스타일을 보여주고 품목의 가격과 공임등을 시중가와 비교해 상세히 알려줘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다고 한다.

결혼관리는 이렇게 기본품목을 예약해주는 것으로 시작해 3개월정도의 여유를 갖고 시작하면 좋다는게 金씨는 조언이다.실제로는 결혼을 한달 앞두고 金씨를 찾는 경우가 많아 급히 서두르느라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金씨는 기본품목을 예약한뒤 매주 한번꼴로 고객의 준비상황을 챙겨주고 결혼식 하루이틀전 최종점검을 한다.

2년간의 구청공무원을 그만두고 86년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살림만하던 金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친구의 권유에서 비롯됐다.2백만원의 보증금과 가맹비 8백만원을 내면 충무로 웨딩포인트 본사 사무실을 개인 사무실처럼 사용하고 본사 직원들이 전화를 연결시켜주는등 비서 역할도 해준다.

기본패키지 대금중 마진으로 떨어지는 약 40만원가운데 본사에 로열티로 20%를 내면 34만원정도가 남는다. 본격적인 수입은 10여가지의 옵션에서 나온다.신랑.신부 양가가 모두 한복을 주문할 경우 10만~50만원이 남고,예물에서 10만~30만원이 남는다.또 전자제품.신혼여행.악기연주.폐백음식.주례.이불.그릇.청첩장등의 관리까지 맡으면 평균 20만~30만원내외의 수입이 생긴다.결국 결혼식 1건당 대략 50만원가량이 남는 셈이다.성수기에 한달 20명가량의 고객을 관리해주면 5백~6백만원의 수입은 거뜬하다.비수기에는 한달에 5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계약금이나 잔금등이 들어와 한달 평균 3백만원을 벌 수 있다는 것. 살림만하다 보니 무료해 뭔가를 하자니 사업비용도 만만찮고 실패위험도 커 망설였지만 이 사업은 위험이 적고 집안일도 돌볼수 있어 金씨에게 안성맞춤이라고. 김동호 기자

<사진설명>

예비신부에게 드레스를 골라주고 있는 김미화씨(오른쪽).1년전 결혼관리업에 뛰어들어 월평균 3백만원을 벌고 있다.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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