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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통해 사회통합 기여 - 미국 국민체육 제도와 시설을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미국은 한마디로 스포츠의 천국이다.

혹자는 잘 다듬어진 파라다이스라고 표현하며,또다른 시각에선 지역사회 공동체의 훌륭한 모델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것은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나 프로농구(NBA),또는 프로풋볼 슈퍼보울의 열기,그리고 올림픽을 휩쓰는 골드메달의 러시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시민 모두가 건강한 삶(Total well-being)을 위해 스포츠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학교와 지역사회가 밀착돼 이상적인 공동체를 형성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5일부터 10일동안 미국 주요 도시의 시민스포츠 현황을 돌아본 국민체육인프라시찰단(중앙일보 주최.삼성그룹 후원)은 미국의 지역사회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면서 상이한 개성과 이해를 가진 이질적인 개인유기체를 공동체로 유화.화합시키는,이른바 사회통합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스포츠가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방문지인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파크를 방문했을 때 30년동안 이곳을 지키며 보람을 느낀다는 백발의 관리인은'소셜 인터그레이트'라는 대목에서 악센트를 주면서 공원 한복판에 자리한'SF 포티나이너스'프로풋볼 전용구장 키잘스타디움을 시민들의 스포츠 그라운드로 바꾼 결단을 크게 자랑했다.

1백20만평에 이르는 광활한 공원은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4개 골프장을 비롯,20여종의 스포츠시설들이 들어서있는 도시의 심장이다.

뉴욕 센트럴파크 설계자가 고집스러운 집념으로 사막위에'꿈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한해 1억1천만달러의 예산중 90%는 시당국이 부담한다.울타리는 없어도 시가와 완전히 분리돼 식물원 같은 아늑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17개 파트로 나뉘어 자원봉사형태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과 컴피티션을 진행하는데 게임의 경우에도 입장료는 5달러를 넘지 않는다.바로 이것이 미국을 시민스포츠의 낙원이라고 하는'파크 앤드 레크리에이션'활동의 본보기다.

미국은 땅이 넓은 만큼 공원이 잘 돼있다.여기서 시민의 건강은 물론 청소년의 평생교육이 이뤄진다.학자들이 흔히 말하는 스포츠의 가치,곧 규칙과 질서를 준수하며 공정성과 협동심을 북돋우는 민주시민의 사회교육의 장이 된다.

미국인들은 통칭'렉 센터'라는 개념을 스포츠의 모든 운동에 접목시켜 가족중심의 커뮤니티 스포츠를 증진하는 한편 미래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스포츠정신과 건강을 심어주는데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예를 들어 대학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 못지않게 지역사회는 학생을 비롯한 지역청소년들의 스포츠 프로그램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84년 LA올림픽조직위원회가 순이익금중 40%인 9천만달러를 지역 청소년스포츠지원기금으로 내놓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샌프란시스코의 명문 버클리대학내의 렉 센터에서는 러닝머신에 올라 책을 읽으며 땀흘리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렉 센터는 이 학교 2만6천여 학생 가운데 85%가 이용하며 신입생등록금에서 57달러의 기본회비를 받는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인 스포츠공원으로 그리피스 파크가 있다.개인 소유의 땅을 기증받아 시에서 운영하는 이곳에 54홀의 골프코스를 비롯해 풋볼.테니스.승마.사격등 다양한 운동공간을 마련,많은 시민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모든 배경과 계층,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수준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스포츠공원이야말로 미국의 활력을 창출하는 지역사회 공동체의 구심점이며 에너지인지도 모른다. 이태영(언론인.서울시 생활체육위원장)

<사진설명>

미국 UC 버클리대 교내 렉 센터에서 러닝머신등 헬스기구를 이용,땀을 흘리며 운동하고 있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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