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난희의 스토리가 있는 명품<4> 폴스미스 넥타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제공= 폴 스미스]


유난희는- 명품 전문 쇼호스트로, 현재GS홈쇼핑에서 <명품컬렉션 with 유난희>를 진행하고 있다. 공주영상대 쇼호스트학과 교수. 저서 『명품 골라주는 여자』 『아름다운 독종이 프로로 성공한다』 등.

 2003년 가을이었나 보다. 이 모습 그대로 쇼호스트를 해나가는 것이 맞는 건지…. 제대로 잘 하고 있긴 한 건지,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울 때였다. 뭔가 새로워지고 싶어 혼자만의 유럽 여행을 떠났다. 30대 후반에 떠나는 혼자만의 첫 여행이었다.

 항공기로 11시간만에 도착한 파리의 샤를 드 골 공항 대합실. 화장실로 걸어가고 있던 내 앞으로 스타일리시한 외국 남자가 보였다. 175cm정도의 적당한 키에 몸에 잘 맞는 회색 재킷을 입고 있었다. 범상치 않은 그의 패션을 훑어보던 나의 시선이 어느 한 곳에 머물렀다. 파란색 물방울 무늬 양말! 짙은 회색 바탕에 큼직한 물방울 무늬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어머나! 어쩜 저렇게 예쁠 수가!’

 걸을 때마다 바지 밑단으로 살짝살짝 드러나는 양말의 강렬한 유혹이라니…. 양복바지에는 일반적으로 진회색이나 검정 등 점잖은 색의 양말을 신어야 한다고 믿고 있던 고정관념이 무참히 깨지는 순간이었다.

  ‘도대체 어디에서 산 거지? 브랜드는 뭘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남자의 발목을 훔쳐보며 뒤따라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뒤돌아보며 나에게 말을 건네는 게 아닌가?

 “Miss?

 얼굴을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살짝 볼이 파이고 굴곡 있는 마스크를 가진 그의 얼굴을 훑어보던 중 폭이 좁은 넥타이가 눈에 들어왔다. 심플한 스트라이프 패턴이 캐주얼하면서도 도시적인 느낌을 주는 넥타이는 한눈에 폴 스미스 제품임을 알 수 있었다.

 ‘와~, 이 남자 예사롭지 않은걸?’ 속으로 생각하며 그의 말에 미소로 대답했다.

 “Yes?”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그가 다시 말했다.

 “…For man…?”

 그제서야 내가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예쁜 양말과 폴 스미스 타이에 매료돼 나도 모르게 발길을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유쾌한 웃음으로 상황을 마무리하고 남자화장실을 나온 뒤에도 머릿속에서는 폴 스미스 타이와 양말의 예쁜 패턴이 어른거렸다. 결국 런던에 가서는 폴 스미스 매장에 들러 실크 타이를 사고 말았다. 은사님께 선물로 드렸는데 처음에는 “색상이 좀 야하다”고 말씀하시더니 몇달 후 “네가 선물한 넥타이를 매고 외출하는 날이면 젊어보인다는 칭찬을 듣는다”며 기뻐하셨다.

 폴 스미스는 개성파 멋쟁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다. 게다가 특이하게 모조품이 없는 브랜드다. 혹자는 타 명품 브랜드에 비해 워낙 개성이 강한 데다 선호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내가 폴 스미스 타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앞면의 컬러풀한 색상과 패턴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뒷면 때문이다. 안감을 보면 장미 프린트가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니 더더욱 카피본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게 아닌가 한다. 살짝 숨겨진 장미 송이는 늘 아름다운 여인을 품고사는 뜨거운 남자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폴 스미스는 영국 특유의 보수적인 스타일에 의외의 위트와 재미가 더해져서 한층 세련된 멋을 풍긴다. 1976년 디자이너 폴 스미스경이 전통 패션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유머 감각을 가미해 독특하고 아름다운 남성정장을 만들면서 탄생한 브랜드다. 영국전통을 담은 가는 체크 디자인 및 독창성이 돋보이는 셔츠와 타이로 영국 패션의 자존심을 유지하며 꾸준히 남성복 최고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 자료 제공= (주)유아짱(www.uajja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