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方 우황청심원 구하기 어려워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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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뇌졸중등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생길 때 사용하는 응급약인 우황청심원.앞으로 1~2년 후면 동의보감 처방에 따른'진짜'우황청심원을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의해 지난해 10월부터 우황청심원의 필수 원료인 사향이 수입금지된데다 국내 재고도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우황청심원을 만드는데 드는 사향은 연간 약 3백㎏.현재 국내 재고는 4백60㎏로 내년말께는 재고가 바닥날 전망이다.

때문에 밀수등 불법이 아닌한 사향 도입은 불가능하며,설사 들어온다 해도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 일반적인 사용이 어렵게 된다는 것.하긴 동의보감 처방으로 만든 엄격한 의미의'우황청심원'은 이미 지난86년부터 사라진 상태다.

동의보감에는 우황청심원을 만들 때 30가지의 약재를 사용토록 돼있으나 이중 서각(코뿔소뿔)등은 83년부터 국제거래가 전면 금지됐으며,주사.석웅황은 수은등 중금속 성분이어서 보건복지부의 권고에 따라 제외됐다.

그래도 우황과 사향 등 약효에 가장 핵심적인 2대 요소는 남아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에서 우황청심원이란 이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하지만 막힌 기(氣)를 뚫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향까지 빼버린다면 더 이상 우황청심원이라 부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우황청심원은 알약과 액제(液劑)등 두가지가 있으며 현재 국내 시장은 연 1천3백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조선무약.광동제약.삼성제약등 우황청심원 제조업체들은 사향 대체물질 개발에 나섰고,이미 조선무약의 엘무스콘등 10여가지의 대체물질이 개발중이거나 발표됐다.

보건복지부도 올 연말까지 업계가 통일된 안을 갖고 올 경우 약효.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면 우황청심원이란 용어를 쓰도록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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