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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바둑 첫날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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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심판 장수영9단의 선언으로 오전10시에 대국개시.외국선수들은 모두 자비로 출전했는데 이는 삼성화재배만의 독특한 풍경.중국은 비용을 협회에서 모두 대고 나중에 정산하는 식이지만 일본은 개인플레이라고. …실전보다 프로배출의 산실인'권갑룡도장'으로 더 유명한 권갑룡6단이 일본의 다케미야(武宮正樹)9단을 불계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다케미야9단은 세계대회에서 여섯번이나 우승한 강자인데 이날은 대마를 잡으러 갔다가 실족해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패배한 뒤 망연자실한 얼굴. …일본에서 활약중인 조선진8단이 지난해 호성적을 거둬 일본대표로 출전.82년 일본유학을 떠났던 趙8단은 한국에서의 첫 공식대국에 몹시 긴장하면서도 매우 기뻐하는 모습.그는 김재구8단을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미국대표들의 활약이 놀라웠다.세계여류최강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은 후지쓰배에서 조훈현9단을 이겼던 일본의 떠오르는 별 유키(結城聰)9단을 간단히 꺾어 철완을 과시했다.차민수4단도'세계8강'이란 별호답게 일본의 신예강자 고마쓰(小松英樹)9단을 불계로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그러나 芮9단의 남편 장주주(江鑄久)9단은 중국의 왕레이(王磊)6단에게 석패. 미국프로바둑협회 회장이기도 한 車4단은 내년엔 1회전에서 전멸한 대만보다 미국의 참가선수를 더 늘려줄 것을 주최측에 정식 요구. …한.중간의 신예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한국의 이세돌(14)초단과 중국의 4소룡중 한명인 뤄시허(羅洗河.20)6단의 대국은 중국측의 승리로 끝났다.그러나 한국은 무명의 박영찬2단이 중국의 타이틀보유자 샤오웨이강(邵偉剛)8단을 반집으로 꺾어 잡초류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이대회에 참가선수중 유일한 서양인인 유럽대표 롭 반 자이스트 아마7단은“지난해는 첫판을 이겼다.올해는 두판을 이겨 3판을 두는 것이 목표”라고 호언했으나 한국의 노준환4단에 걸려 탈락하자 몹시 서운한 모습. …13일 일본의 홋카이도에서 세계아마대회선수권을 따내고 곧장 날아온 중국의 류쥔(劉鈞)아마7단은 같은 중국의 류샤오광9단과 맞붙어 특유의 침착성으로 반집승을 거뒀다.류쥔이 이기자 이번 세계아마대회에서 이같이 막강한 실력자를 꺾고 3위를 한 북한의 문영삼 아마7단의 얘기가 덩달아 화제가 됐다.

…이날 조훈현.이창호.유창혁등 본선에 직행한 한국의 3강은 온종일 대국을 관전.曺9단은 대성황의 예선전을 지켜보며“한국바둑이 크긴 컸다”며 감개무량한 얼굴. 박치문 전문위원

<사진설명>

류쥔 아마7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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