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MBC 라디오 진행자 박나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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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박나림이 누구지?” 늦은 시간까지 잠 못 이루거나 하루를 일찍 맞는 MBC-FM청취자들은 지난 4월부터 듣게 된 새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에 대해 궁금하게 여기고 있다.

오전3시 방송되는'사랑이 있는 곳에 박나림입니다'의 진행자 박나림(23)아나운서가 그 주인공.아직까지 청취자들로부터'뭐하는 사람이냐''어떻게 생겼느냐'는 질문을 받는게 당연하다.

그는 지난해 8백대 1의 엄청난 경쟁을 뚫고 MBC에 입사,지난 1일 수습딱지를 뗀 햇병아리 아나운서.지난해 중앙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교방송국 경험도 없고 그 흔한 문화센터 아나운서반조차 수강해 본 적이 없는 자신이 아나운서가 된 것이 아직까지 얼떨떨하기만 하다.

오히려 그는 아나운서시험에 합격했던 어머니로부터“아나운서가 얼마나 좋은 직업인줄 아니”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절대 아나운서만은 안하겠다'고 생각했었다.그러나 4차에 걸친 시험을 보다보니'꼭 돼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사랑이…'는 전 진행자의 개인사정으로 얼떨결에 진행을 맡게 됐다.가끔 실수도 하지만 차분한 음성이 심야시간대와 어울린다는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제가 나이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참 많아요.저보다 나이 많은 청취자들도 언니.누나라는 호칭으로 고민상담 편지를 보내오는데 전 정말 인생의 선배인양 조언이나 상담을 해주곤 하지요.”이번 인터뷰로 본의 아니게(?) 나이가 공개돼 앞으로 항의편지를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인다.

“아나운서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밖에서 보는 것처럼 화려한 직업도 아니고요.그렇지만 제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의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항상 밝고 활기차게 진행하려 합니다.” 얼마전 열린 부산동아시아대회기간중 5시간 생중계를 맡아 생방송의 짜릿함을 만끽했다는 그는 젊었을 때는 퀴즈프로그램을,나이가 들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잔잔한 교양프로그램을 맡고 싶다고.'하늘이 내려준 아이'라는 뜻에서 '나림'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그는'하늘이 내린'뛰어난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스튜디오를 향해 바쁜 걸음을 내딛는다. 글=김현정.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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