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명훈, 한달만에 체중 10kg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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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사진을 찍어도 돼요.”“아니요.” 북한 농구선수 이명훈(28)을 10일밤(한국시간)캐나다 오타와의 앨공킨대 농구연습장으로 가는 복도에서 마주쳤다.농구 연습장에 붙은 탈의실로 들어가던 그는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이는 지난달 14일 캐나다에 도착했다.미국 프로농구(NBA)에'수출'하려는 캐나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 에버그린사의 주선이었다.에버그린은 모든 경비를 부담하겠다는 조건으로 캐나다 정부로부터 90일간의 방문비자를 얻어낼 수 있었다. 북한 국적의 이는 당장 NBA에서 뛸 수 없다.미국의 대적성국교역금지법(TWEA)에 저촉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오타와라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NBA에'상품성'을 과시하려는게 에버그린의 계산이었다.

이는 이날 에버그린의 주선으로 캐나다에 입국한 이래 첫 공식기자회견을 가졌다.에버그린의 웨인 매키논은“올가을 NBA 진출을 확신한다.미 국무부로부터'적절한 절차만 밟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응답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명훈은 캐나다에 도착한지 한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몸무게가 10㎏이나 늘었다.기술훈련 두시간을 합해 하루 네시간 가량 훈련하지만 고기나 생선을 하루에 2㎏씩 먹는다고 한다.

이는 이곳에서 마이클 리로 불린다.현지 포드자동차 판매상에서 제공한 짙은 녹색 클럽왜건을 개조해 시트를 바닥에 붙이고 다닌다.“신장 233㎝의 마이클 리의 공식 수송차량”이라고 세면에 써붙인 차였다.에버그린이 마련해준 숙소에서 킹사이즈 더블배드 두개를 나란히 붙인 침대를 쓴다.같이 머무르는 북한코치등 나머지 일행 세명과 함께 시장을 봐'조선음식'도 자주 해먹는다.서울식당이라는 이곳 한국음식집에서 두어차례 된장찌개나 매운탕등을 시켜먹기도 했다. 오타와(캐나다)=이재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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