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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 간 골수 이식 쉬워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서로 조직이 일치하지 않아 금기시됐던 부모 자식 간 골수이식 수술이 비교적 높은 성공률을 보여 백혈병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 교수팀은 부모나 자식한테서 골수를 기증받는 ‘반(半)일치 골수이식법’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2004년 이후 51명의 백혈병 환자에게 이 방법을 적용한 결과 수술 사망률이 13%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형제간 골수이식 사망률(평균 20%)에 비해 낮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골수이식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이식편대숙주반응’ 발생률이 형제간 골수에서 40%지만 부모·자식 간에서는 30%였다.

골수이식의 관건은 조직적합성항원(HLA)의 일치 여부인데 부모·자식 간에는 반밖에 일치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까지 부모·자식 간보다 확률이 높은 형제간 이식을 시도하거나 타인의 골수를 활용했다. 이처럼 부모·자식간 골수이식이 가능해진 이유는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를 특별한 방법으로 배합하고, 양이나 투여 시간을 조절하는 기법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제 백혈병 환자에게 맞는 골수를 찾으려고 성덕 바우만처럼 온 나라를 뒤지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암 분야 권위지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 1월호에 실렸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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