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접고 아이디어 하나로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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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공계 출신도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스크린골프(골프 시뮬레니터) 를 개발해 지난해 1007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전 대덕벨리 벤처기업 골프존 김영찬(64·사진)대표. 그는 2000년 단돈 5000만원으로 회사를 설립한지 8년만에 ‘대박’을 터트렸다.

홍익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김대표는 GM코리아·삼성전자 등에서 일했다. 그는 “이들 회사에서 근무할 때도 꽤 잘 나갔다”고 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시스템 사업의 부장(임원급)으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속한 부서의 연간 매출액을 1500억원까지 끌어 올린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1993년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가 처음 발을 들여놓은 사업은 부가통신 사업( PC통신·전자우편·전화정보사업 등) 이었다. 이 사업으로 7년간 제법 돈도 벌었지만 업체가 난립하면서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업종을 바꿨다. 평소 하고 싶었던 골프시뮬레이터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그는 40대 중반에 골프에 입문해 지금은 싱글수준이다. 골프를 잘 치다보니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초보 골퍼와 동행할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연습장에서 충분히 연습한 골퍼들도 처음 필드에 나서면 허둥대는 것을 숱하게 봤다.

그는 “골프 연습장과 필드 사이에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00년 창업자금 5000만원과 사업계획서(직원 5명)를 만들어 KAIST창업보육센터에 지원했다. 그는 골프시뮬레이터를 개발하면서 최대한 실제 골프장의 느낌이 들도록 설계했다. 국내 50개,해외 30개 골프장의 도면과 사진을 몽땅 프로그램에 입력했다. 골프존 제품은 전국 스크린골프 시장의 60%, 서울은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2011년 이후에는 연 매출액 1조원을 기록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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