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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장례일 휴무일로…31년만에 國葬으로 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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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의 시신이 안장될 미국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앞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고인의 사진과 성조기.꽃다발 등이 놓여 있다. [시미밸리 AP=연합]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장례일인 11일을 연방정부 휴무일로 지정했다. 워싱턴 대성당에서 열리는 장례식은 1973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장례 이후 31년 만에 국장(國葬)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는다.

오전 11시30분부터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지미 카터,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미 대통령을 비롯해 4000여명의 각계 지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외국 정상 중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 등이 포함돼 있다. 대처 전 총리는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맡았는데, 미 대통령의 국장에서 외국인이 추도사를 낭독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7일 보도했다. 신문은 "고인이 생전에 대처 전 총리에게 추도사를 부탁했으며, 대처는 약 10분 분량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유해는 7~8일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 있는 레이건 대통령 기념도서관에 안치돼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은 뒤 9일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워싱턴으로 옮겨져 의사당에 10일까지 안치될 예정이다.

벨 에어 자택 주변에는 6일 조문객들이 몰려들어 그가 생전에 좋아하던 젤리 빈(젤리 과자)과 꽃, 성조기 등을 바치며 애도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타임은 이번 주 표지사진에 카우보이 모자를 쓴 생전의 레이건 대통령 사진을 실었다. AP 통신은 기념도서관 언덕에 마련될 레이건의 묘비에 "나는 인간이 선량하다는 것을 마음 깊이 알고 있다. 옳은 일은 언제나 궁극적인 승리를 거둔다. 모든 생명에는 목표와 가치가 있다"는 그의 말이 새겨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레이건 가족의 대변인인 조앤 드레이크는 6일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병으로 10년 동안 병석에서 지내는 동안 특별한 애정으로 돌봐온 부인 낸시 여사는 남편의 죽음을 비통해 하면서도 남편이 오랜 고통에서 벗어난 것에 안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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