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세력 총선 전 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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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가 7일 "10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라크 내 무장단체.민병대의 약 90%가 내년 1월 총선을 치르기 이전에 해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랍권 언론에 따르면 알라위 총리는 성명을 내고 "그동안 국가의 통제 밖에 있던 민병대와 무장세력을 해체하기 위한 협상을 벌여왔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알라위는 "해산된 무장단원이나 민병대원들은 이라크군 또는 경찰에 편입되거나 일반 시민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부터 국가통치권 밖의 무장세력은 불법이며 법질서를 해치는 폭력행위는 엄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총리는 2005년 1월까지 스스로 해체하지 않는 나머지 무장세력도 이후 몇달에 걸쳐 해산될 것이라며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었다.

이번 협상에는 쿠르드민주동맹(KDP)과 쿠르드애국연합(PUK), 과도통치위 위원을 지낸 망명 정객 아마드 찰라비가 이끄는 이라크국민회의(INC), 헤즈볼라 등 9개 주요 정파가 참석했다. 이 정파들은 대부분 새 이라크 임시정부에서 활동 중이다. KDP나 PUK 산하에는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의 자위 차원에서 결성된 페쉬메르가 등 무장세력이 있었는데 이번 합의로 모두 해산될 예정이다.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 산하 시아파 민병대인 바드르 여단도 나자프 지역 등에서 경찰로 편입될 전망이다.

그러나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수천명의 마흐디 저항군이나 바그다드 일대에서 미국과 산발적 교전을 벌이고 있는 수니파 무장세력은 이번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작 해산에 합의한 무장세력은 그동안 저항활동을 한 세력이 아니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서 미군 또는 임시정부에 대한 공격이나 테러행위가 근절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아랍권의 관측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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