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밀양시산내면남명리 얼음골 신비 벗기기위해 한.일 과학자들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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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여름에도 얼음이 꽁꽁 얼고 계곡에 들어서면 추위를 느끼는 경남밀양시산내면남명리 얼음골(천연기념물 제224호)의 신비를 벗기기 위한 현장연구가 한.일 과학자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

부산대 대기과학과 문승의(文勝義)교수팀과 일본 쓰쿠바(筑波)대 지구과학계 다나카 히로시(田中博)교수팀은'얼음골의 하계 결빙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4일부터 1주일간 일정으로 공동연구에 들어갔다.

공동연구에는 부산대 7명,일본측 9명등 모두 16명의 교수와 대학원생등 모두 30여명이 참석하며 얼음골 일대의 기온.지온(地溫).습도.풍향.풍속등을 측정하기 위한 자동기상관측기(CR-10)등 각종 첨단장비가 동원된다.

얼음골의 결빙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지하동굴 안의 공기팽창에 의한 냉각설▶바위틈 아래쪽의 기화설▶내부 공기의 대류설등이 거론돼 왔으나 원인규명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동연구팀은 이에 따라 바위계곡 내부에서 나온 찬 공기가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다 다시 바위 내부로 들어가 1차 냉각되고 이 찬 공기가 다시 바위계곡 위쪽으로 배출(2차 냉각)되면서 단열팽창에 의해 냉각되는 공기순환 모델을 가설로 정해 놓고 이를 증명해 낼 예정. 다나카교수는“일본 후지산 아래 지하동굴에도 여름에 얼음이 있으나 이는 겨울에 생긴 얼음이 녹지 않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밀양 얼음골의 결빙 현상은 기상학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적으로 희귀한 현상이며 연구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文교수도“이번 한.일 공동연구는 보다 과학적인 기상관측을 통해 한여름의 결빙 현상을 규명하는데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밀양 천황산(해발 1천1백89)자락에 있는 얼음골은 무더위가 시작되는 음력 4월초순부터 7월하순까지 바위 틈에 얼음이 얼며,추워지면 얼음이 얼지 않는 세계적으로 신비로운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밀양=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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