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중국 천안문 사태 8주년 덩샤오핑 사후 재평가 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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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천안문(天安門)사태가 4일로 8주년을 맞는다.그러나 올해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천안문사태의 최고책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이 사망한뒤 맞는 첫 기념일이자 역사적인 홍콩반환을 눈앞에 두고있기 때문이다.천안문사태 재평가 가능성을 점검하고 중국 민주화의 앞날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3일 오전 천안문(天安門)광장.'홍콩반환까지 28일'을 가리키는 홍콩반환 시계탑 주변에는 30일 거행될 반환기념행사를 위한 준비공사가 한창이다.외견상으론 축제분위기다.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행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쫓고 있는 사복경찰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베이징(北京)대.칭화(淸華)대등 주요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하이디엔취(海淀區)일대는 보안요원들이 24시간 순찰을 돌고 있다.교내행사는 홍콩반환행사 전까지는 전면금지된 상태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긴장하는 것은 올해 기념일이 덩샤오핑 사망후 처음으로,특히 홍콩반환을 불과 며칠 앞두고 맞는 특별한 기념일이기 때문이다.

鄧생존시에는 언급조차 할 수 없었던'천안문 재평가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鄧의 부재(不在)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여기에 당내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내부 사정도 맞물려 있다.지난 95년 3월 언론인.교수등 45명의 연명 탄원서가 전인대(全人大)에 제출된 이래 해마다 재평가요구가 제출되는 상황이다.특히 鄧사망직후인 지난 3월 열린 정치협상회의에서는 일부 대표들마저“이제는 재평가를 거론할 때가 됐다”는 문제를 제기해 지도부가 한때 바짝 긴장했다는 후문이다.현재 중국정부는“천안문사태에 대해 정당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江주석은 지난 2월 鄧추도사에서“89년말 정치풍파때 당과 정부는 鄧동지와 원로들의 강력한 지지아래 국가의 독립과 존엄,안전.안정을 기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중국지도부 역시 내심 천안문사태 재조명의 불가피성을 유념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江주석이 추도사에서 6.4 천안문사태 진압과 관련해'鄧동지와 원로들의 강력한 지지'라고 표현한 것은 1차적 책임을 鄧과 원로들에게 전가함으로써 언젠가 닥칠'그날'을 대비하려는 포석이라고 베이징 정가(政街)는 해석하고 있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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