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복제폰 파문, 세가지 미스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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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복제폰 사건에 온 사회가 경악했다. 누가, 왜 이런 짓을 벌였을까. 소속사의 개입이 확인된 가운데 영화에나 나올 법한 전지현 복제폰 사건의 미스터리를 짚어봤다.

미스터리 1 복제폰, 회사 차원 지시였나

경찰은 싸이더스HQ가 다음달 전속계약 만료를 앞둔 전지현이 어느 기획사와 접촉하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복제폰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전지현의 문자메시지를 열람한 T월드 접속 IP 추적을 통해 싸이더스HQ 정모 대표와 박모 제작부장 등 3명이 복제폰 제작에 개입했다고 발표했다. 광역수사대 지능1팀의 한 수사관은 "회사 차원에서 복제폰을 만든 것인지, 직원 개인의 행동인지는 좀 더 수사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흥신소 직원들로부터 복제폰 한 대당 100~400만원을 받고 만들어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만약 이 혐의가 입증되면 복제폰을 의뢰한 관련자들은 정보통신비밀법이 적용돼 입건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싸이더스HQ 김상영 이사는 "전지현씨는 싸이더스HQ 이전부터 동고동락한 사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복제폰까지 동원해 관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미스터리 2 수사 의뢰는 누가했나

과연 경찰 수사가 어떤 경로를 통해 시작됐는지도 궁금증이 생기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내부 첩보 수집 과정에서 전지현씨가 피해자로 개입된 정황을 포착했고 이에 대한 수사를 벌여온 것"이라며 제보가 아닌 단독 수사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광역수사대의 한 경찰은 "전지현씨가 다른 경찰서를 통해 비공개 수사를 원했고, 이 분야의 검거율이 좋은 광역수사대로 사건이 이첩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현이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발언이다.

경찰은 사건 접수 후 동일 전과범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벌였고 최근 심부름센터 직원 3명을 검거해 범행 일체에 대한 자백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들은 일반인 40명 뿐 아니라 연예기획사의 의뢰를 받아 연예인의 휴대전화까지 복제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은 전지현 외에 또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스터리 3 전지현 결별 수순 밟나

전지현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대다수 연예 관계자들은 전지현이 현 소속사와 결별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복제폰 파문이 불거진 19일에도 소속사는 "전지현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예전같지 않은 사이임을 보였다.

전지현은 전도연·김혜수와 함께 2월 싸이더스HQ와 전속 계약이 끝난다. 보통 계약 만료 세 달 전부터 재계약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지현이 싸이더스HQ와 헤어지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자신을 톱스타로 발굴, 육성해준 현 소속사와 헤어지는 부담감도 있는 만큼 쉽게 다른 기획사로 이적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싸이더스HQ 정지철 본부장은 "전지현씨와 아직 재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던 걸로 안다"면서 "지현씨의 향후 행보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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