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인도네시아 大選 - 수하르토딸 부통령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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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총선에 집중됐던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시선이 내년 3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로 옮겨지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대통령보다 누가 부통령이 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수하르토 대통령이 이미 7선 연임의사를 밝힌 이상 현재의 간접선거방식의 대선구조(도표참조)를 감안할 때 재선은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부통령 자리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고령(76세)인 수하르토의 건강때문.그가 5년임기를 채우기전에 건강상 이유등으로 하야하게 될 경우 부통령이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아직까지 수하르토는 부통령 또는 후계자의 이름을 직접 거명한 적이 없다.하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수하르토의 장녀인 시티 하르디얀티(48)가 부통령에 출마할 것이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집권 골카르당의 부총재를 맡고 있는 하르디얀티는 수하르토 자녀중 가장 정치적 야망이 큰 인물이며,수하르토가 오래전부터 대통령 수업을 시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골카르당의 고위 관계자는 “하르디얀티와 함께 수트리노스 현부통령등 몇명이 부통령 후보로 고려되고 있다”고 하르디얀티의 후보지명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르디얀티는 정치뿐만 아니라 이 나라 최대그룹인 시트라 람트로궁의 총수로 재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군부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르디얀티와 함께 후보지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수트리노스 부통령은 군사령관 출신으로 정계의 주류인 보수파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하르토와의 불화설이 일고 있어 하르디얀티보다 입지가 약하다는 평이다.

문민출신의 하비비 국방장관도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하지만 정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군의 지지기반이 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기난자르 국가개발기획청 장관,하루트노 육군참모총장,우이란트 육군전략예비군사령관등도 부통령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하르디얀티의 부통령 당선 가능성을 내심 우려하고 있다.

만일 수하르토의 조기은퇴로 하르디얀티가 대통령직을 물려받게 되면 인도네시아는 최고통치권을 대물림하는 '왕조정치'국가란 오명을 벗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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