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중국 첫 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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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하이닉스반도체의 중국 시대가 개막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8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서 '하이닉스-ST반도체 유한공사'의 공장 기공식을 했다.

이 공장의 투자 규모는 총 20억 달러로 하이닉스와 ST마이크로가 10억 달러를 공동으로 투자하고 나머지 10억 달러는 중국 현지 금융기관 등에서 빌려서 충당한다. 16만 평 규모로 건설되는 이 공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200㎜ 웨이퍼 생산 라인을 갖춰 내년 중반부터 D램과 플래시 메모리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2006년 후반부터는 300㎜ 웨이퍼 생산라인도 갖춘다. '하이닉스-ST반도체 유한공사'는 하이닉스(67%)와 ST마이크로(33%)가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로 하이닉스가 경영권을 갖는다.

우의제 사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이 공장이 완공되면 하이닉스는 한국(이천 공장)-미국(유진 공장)-중국(우시 공장)을 연결하는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전문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기공식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엔지니어들이 구경할 수 있는 것은 단순 공정기술일 뿐"이라며 "핵심 원천기술은 이천 본사에 있는 만큼 기술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영 전망과 관련해 "올해 메모리 시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보수적으로 업무 계획을 세웠으나 과거처럼 생존이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다"며 "목표한 시설 투자 등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크아웃 졸업 후 하이닉스의 새 주인을 찾는 문제에 대해선 "채권단에서 기업지배 구조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려한 뒤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공식에는 우 사장, ST마이크로의 마리오 리키아델로 부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과 오영호 산업자원부 차관보, 장딩즈(蔣定芝) 장쑤성 부성장 등 한.중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하이닉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로버트 팰런 이사회의장 등 채권단 관계자도 참석했다. 우시 시정부는 이들 참석 인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연회를 베푸는 등 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건설에 각별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우시(중국)=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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