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바람 뚫고서 … 최경주 2언더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PGA투어와 KPGA투어의 실력 차이는 얼마나 될까. 국내 투어 프로들의 실력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기량 차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거리가 긴 코스에서 거센 바람마저 분다면 기량 차가 확연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PGA투어 10년차의 최경주(사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개막한 소니 오픈 1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쳐 공동 13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지난해 국내 투어 상금왕 배상문(캘러웨이)은 4오버파 공동 121위에 머물렀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배상문은 특히 PGA투어 첫 무대에서 긴장한 탓인지 버디 4개에 보기 6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는 들쭉날쭉한 경기를 펼쳤다. 하루 성적만 가지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PGA투어와 KPGA투어의 차이는 결국 이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반면 소니 오픈 타이틀 방어를 노리는 지난해 챔피언 최경주는 소나기를 동반한 강풍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 속에도 노련하게 스코어를 줄여 나갔다. 특히 전반 9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순항했다.

그러나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나뭇가지를 맞고 떨어진 탓에 보기를 범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15번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지만 18번 홀(파5)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끝에 다시 보기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 1라운드에선 일본의 마루야마 시게키가 5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최경주와는 3타 차. 지난해 첫날 6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에 나섰던 최경주는 “전체적으로 샷이 좋았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는다. 내일 4~5타 정도는 쉽게 줄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2003년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베테랑 캐디 앤디 프로저(57·영국)가 개막전에 이어 이날도 최경주의 골프백을 멨다. 올해부터 2명의 캐디를 쓸 계획인 최경주는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규모가 큰 15~20개 정도의 대회에는 프로저와 동반하고, 나머지 대회에는 다른 캐디를 시험해 볼 예정이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